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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고속도로 통행료 4일간 면제, 경제 효과 '엇갈림'

정원연 · 2026.09.24

추석 고속도로 통행료 4일간 면제, 경제 효과 '엇갈림'

정부가 추석 연휴 기간 전국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통행료를 무료로 개방하는 이 조치는 명목상 국민 부담을 덜고 귀성객 편의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정책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기대치는 명확하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로 귀성 가계의 추가 부담을 줄이면, 그만큼의 자금이 귀성지에서의 소비로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유류비 절감분을 포함하면 가정당 평균 5만~10만원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이는 지방 지역의 음식, 숙박, 관광, 쇼핑 등 다양한 소비로 자연스럽게 흐를 수 있다.

특히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현 시점에서 명절 소비 진작은 소비심리 회복과 지방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지방의 소매, 음식점, 숙박업 등이 추석 성수기 수익을 통해 경영난을 해소할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운수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는 곧 한국도로공사의 매출 감소를 의미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도로 유지보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올해 4일간의 통행료 감면으로 예상되는 손실액은 약 300억~4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버스, 택시, 화물차 등 운수업계의 피해다. 통행료 감면으로 인한 승용차 이용 증가는 상대적으로 버스와 택시 이용객 감소로 이어진다. 귀성객들이 자가용을 더 선호하게 되면서 대중교통 운수사들의 매출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특히 영세 버스 운송사들은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손실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다.

또 다른 쟁점은 정책의 형평성이다.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는 자가용을 소유한 계층에게만 혜택을 제공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교통 약자인 저소득층은 이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의미다. 역설적으로 통행료 면제로 인한 자가용 증가는 도로 혼잡을 초래하고, 이는 모든 도로 이용자의 통행 시간 증가로 나타난다.

도시의 버스 이용객과 지방의 저소득층에게는 오히려 불리한 정책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같은 예산으로 대중교통 요금 지원이나 저소득층 귀성 지원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더 형평성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통행료 면제는 도로 혼잡 심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추석 연휴는 원래 교통량이 집중되는 시기인데, 통행료 면제로 추가 승용차가 몰릴 경우 서울-경부 고속도로 등 주요 노선에서 극심한 정체가 예상된다. 교통 체증은 단순히 시간 손실을 넘어 연료 소비 증가, 배출가스 증가 등 환경 문제로도 이어진다. 더 우려되는 것은 안전이다. 지나친 혼잡 속에서 운전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교통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결과적으로 통행료 절감이라는 경제적 이득이 교통사고 관련 사회적 비용으로 상쇄될 수 있다.

이번 정책은 단기적 경기 부양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진정한 명절 소비 활성화를 원한다면 통행료 면제보다 소비 쿠폰 지급, 대중교통 이용료 인하 등 더 직접적이고 공평한 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