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기회
"쓰고 모은 포인트로 주식을 산다"…4050이 이끄는 '주식 짠테크'의 명과 암

고물가로 생활비 부담이 커진 40~50대가 새로운 투자 방식에 몰리고 있다. 이른바 '주식 짠테크(짠돌이+재테크)'다. 증권사 앱에서 출석체크나 퀴즈로 모은 포인트, 쇼핑으로 쌓은 적립금을 주식 투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추가로 현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투자를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 매력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포인트 서비스 '키움포인트' 이용자는 약 104만 명으로, 서비스 시작 1년 8개월 만에 1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용자 연령대는 40대 28.9%, 50대 24.9%로 두 연령대가 전체의 53.8%를 차지했다. 키움증권은 적립 포인트의 약 73%가 현금으로 전환되었고, 이를 주식·펀드 등 금융상품 투자에 활용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밝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4050세대가 주식 투자의 주요 고객층이며,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노후 준비에 관심이 높은 데다 모바일 앱 사용에도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이 흐름의 배경에는 증권업계의 고객 확보 경쟁이 있다. 하나증권은 '쇼핑적립'을 출시해 쿠팡과 마켓컬리 결제액의 3~4%를 포인트로 돌려주고, 이를 주식 매수 쿠폰으로 교환할 수 있게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제휴 쇼핑몰 결제액의 최대 10%를 그룹 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적립금으로 제공한다. KB증권은 한발 더 나아가 OK캐쉬백 앱에서 계좌 개설과 국내·해외 주식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임베디드 금융' 방식을 도입했다. 증권사 앱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생활 속 앱에서 투자가 이루어지는 구조다.
이런 확산을 뒷받침하는 요인은 소수점 거래의 확대다. 주식을 한 주 단위가 아니라 원하는 금액만큼 쪼개 살 수 있어, 적은 돈으로도 고가주에 투자할 수 있다. 올해 증시 상승세 속에 주가 50만 원 이상인 국내 종목은 2024년 말 4개에서 17개로 늘었는데, 소수점 거래는 이런 고가주 투자의 문턱을 낮춘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를 제공하는 증권사는 21곳, 국내 주식은 9곳이다.
다만 짠테크의 이면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포인트로 투자하면 '공짜 돈'이라는 심리가 작용해 위험에 대한 감각이 무뎌질 수 있다. 상승장에서 추가 자금 여력이 부족해진 투자자가 포인트 적립에 기대는 구조라면, 하락장에서는 손실이 생활비와 노후 자금을 직접 흔들 수 있다. 쇼핑 소비를 투자로 연결하는 구조가 소비를 늘리는 유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인트 투자 역시 실제 자산이 주식에 묶인다는 점에서 일반 투자와 똑같은 위험을 지닌다.
결국 짠테크는 소액 투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금융 습관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크다. 그러나 투자 원칙과 리스크 관리가 함께 따라야 지속 가능하다. 포인트를 '모은 돈'으로 보기보다 '내 자산'으로 인식하고, 생활비와 비상자금을 먼저 확보한 뒤 투자하는 기본 원칙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