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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아웃도어, '매장 늘리기'에서 '시장별 역할 나누기'로…중국·동남아·유럽 3갈래 전략

박윤석 VP · 2026.10.14

K-아웃도어, '매장 늘리기'에서 '시장별 역할 나누기'로…중국·동남아·유럽 3갈래 전략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K-아웃도어 브랜드들의 해외 진출 방식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매장 수를 늘리는 획일적 확장이 주류였지만, 최근에는 나라별로 역할을 나누고 시장마다 다른 전략을 세우는 방향으로 재편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해외 진출 자체가 성장 스토리였던 시기는 지났고, 어느 시장에 어떤 구조로 들어가느냐가 성패를 가르는 단계"라고 평가한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정체 국면이다. 2025년 주요 아웃도어 9개 브랜드의 합산 매출은 3조 3,79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 줄었다. 9개 브랜드 가운데 성장한 곳은 노스페이스와 컬럼비아 두 곳뿐이며, 나머지 7곳은 역신장했다. 노스페이스는 1조 1,670억 원으로 3년 연속 1조 클럽을 유지하며 매출 비중 34.5%를 차지했다. 반면 2~4위 브랜드는 3,700억~3,900억 원대에서 격차가 200억 원대에 그치는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후 변화로 겨울 특수가 약해지고 고물가로 소비가 위축된 점도 내수 한계를 키웠다. 이런 환경에서 해외는 성장의 돌파구로 떠올랐다.

시장별 역할은 뚜렷하게 나뉜다. 중국은 규모와 성장성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핵심 수익 시장이다. 전환점으로 자주 언급되는 사례는 MLB의 중국 성과로, 중국 시장에서 소비자가 기준 연 1조 원 규모를 이뤄냈다. 아웃도어에서는 코오롱스포츠가 2017년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기업 안타그룹과 합작법인을 세우고 기술 기반 프리미엄 전략으로 안착했다. 현재 중국에서 20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2025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로 늘었다. 다만 중국은 규제와 비용 부담, 글로벌 브랜드 경쟁이 겹친 시장이다. 한국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화가 가능했던 시기는 지났다는 업계의 경고가 나온다.

동남아는 중국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이자 브랜드와 가격 수용도를 점검하는 테스트베드로 쓰인다.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홀세일이나 편집숍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다만 기후와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고가 아웃도어로 대규모 매출을 올리기에는 구조적 제약이 있어, 매출 시장보다는 검증 시장의 성격이 강하다.

유럽은 매출보다 브랜드와 기술력을 입증하는 상징적 시장이다. 블랙야크는 독일 법인을 거점으로 유럽 20여 개국에 영업망을 구축했고, 세계 최대 아웃도어 박람회인 ISPO 뮌헨에서 꾸준히 수상하며 기술 경쟁력을 알리고 있다. 아이더는 프랑스를 거점으로 라이선스 방식을 택해 리스크를 관리한다.

K-아웃도어의 해외 확장은 이제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과 시장 적합성을 따지는 단계로 들어섰다. 국내 시장의 초양극화 구조가 해외에서도 되풀이된다면 중위권 브랜드의 생존 전략은 더욱 정교해져야 한다. 중국과 동남아, 유럽을 각기 다른 역할로 설계하고 현지 파트너십을 활용하는 방식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 향후 몇 년간의 실적이 판가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