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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도 도쿄 도심에 한 달 넘게 비

일본 수도 도쿄에서 한 달 넘게 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8일 기준 도쿄에서는 33일 연속 비가 관측됐다. 지난 2019년 여름 기록과 같은 수준이다. 비가 그치지 않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역대 최장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올가을 도쿄의 이상 강수는 단순히 비 오는 날이 많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관동과 고신 지역에서는 9월 상순부터 중순까지 평년보다 3배 이상 많은 비가 내렸다. 해당 기간 강수량은 관측 이래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햇빛이 비친 시간은 평년의 약 30%에 그쳤다.
문제는 비의 양뿐 아니라 강도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일본 수도권에서는 한 지역에 비구름이 장시간 머물면서 짧은 시간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하천이 넘치고 도로와 주택이 물에 잠기는 등 침수 피해도 발생했다.
기후변화와의 연관성도 주목된다. 지구 평균기온이 높아지면 대기와 바다의 온도가 함께 상승하면서 공기 중에 포함될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늘어난다. 그 결과 비가 내릴 때 한꺼번에 많은 양이 쏟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도쿄의 장기간 강수 현상을 기후변화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계절적인 대기 흐름과 전선의 위치, 태풍의 이동 등 여러 기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개별 기상 현상과 장기적인 기후변화의 관계를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도시의 대응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도시 방재가 짧은 시간에 집중되는 폭우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비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배수시설과 하천의 처리 능력뿐 아니라 지하 공간, 저지대, 산사태 위험지역에 대한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도쿄와 같은 대도시는 인구와 기반시설이 밀집해 있어 기상 변화가 곧 사회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빗물이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시의 물순환 체계를 개선하고,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하는 등 자연과 도시가 함께 물을 관리하는 방식도 필요하다.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도쿄의 비는 단순한 기상 이변을 넘어 도시가 변화하는 기후에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기후변화 시대에는 폭우가 내릴 때 피해를 막는 것만큼 비가 언제, 얼마나 오래, 어떤 형태로 내릴 것인지를 고려한 도시 설계와 기후 적응이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