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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평형도 20억 시대"...공사비 상승에 서울 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

정원연 · 2026.10.12

"국민평형도 20억 시대"...공사비 상승에 서울 아파트 분양가 고공행진

서울 민간 아파트의 상징이던 국민평형(84㎡)의 평균 분양가가 다시 20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공사비 상승이 멈추지 않으면서 분양가도 함께 급등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수년 전만 해도 '20억 원이면 서울에서 좋은 집을 장만할 수 있다'던 통념이 완전히 깨졌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분기 서울 민간아파트 84㎡형의 평균 분양가는 2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1년 전 대비 5~7% 상승한 수치로, 공사비 상승세가 분양가 인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철강재, 콘크리트, 인건비 등 건설 원자재 가격이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건설사들은 이를 분양가에 반영하지 않으면 채산성이 악화되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되는 구조입니다. 특히 최근 철강재 가격의 상승세가 심해지면서 건설사들의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평형대별 가격 차이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는 점입니다. 59㎡형은 13~14억 원대, 84㎡형은 20억 원대, 114㎡형은 30억 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는 건설비 상승 과정에서 건축 난이도가 높은 대평형일수록 원가 증가폭이 크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작은 평형과 큰 평형의 가격차가 급속도로 벌어지면서, 무주택 1순위 구매층의 선택지가 더욱 좁혀지고 있습니다.

국민평형이 20억 원을 넘어서면서 실수요층의 구매 진입장벽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30년 아파트론을 기준으로 순소득 대비 부채비율(DTI) 60% 규제를 감안하면, 연소득 4억 원 이상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는 서울 상위 15~20% 소득층만 구매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금리가 오르면서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월세 시장이 앙상해진 상황에서 무주택 청년들은 결혼, 육아 계획을 미루고 있으며, 신혼부부들도 아파트 구매를 포기하는 추세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규제 완화와 용적률 상향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사비 상승이 지속되는 한 이러한 공급 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공급량이 늘어난다 해도 단위당 원가가 올라가면 분양가 인상 압력은 계속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건설 원자재 가격 안정화, 인건비 합리화, 금융 지원 강화 등 다각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무주택층의 주거 정책을 선별적으로 확대하고, 전월세 시장 안정화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평형 20억 원 시대는 단순한 숫자 변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서울 주택시장이 갈수록 상위 소득층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공사비 상승세가 계속되면 이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