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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 재활용률 10년 정체, "80% 후반대"...순환경제로의 전환 시급

이청원 · 2026.10.09

폐차 재활용률 10년 정체, "80% 후반대"...순환경제로의 전환 시급

자동차 폐기 물량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폐차 재활용률이 10년째 80% 후반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겉으로는 높은 수치로 보이지만, 증가하는 폐차량을 고려하면 실제 재활용 물량은 정체 상태이며, 특히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신규 폐기물 처리 체계 부재까지 겹쳐 환경 위협이 커지고 있습니다.

통계청과 환경부 자료를 보면 폐차 재활용률이 88~91%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일견 높은 수치처럼 보이지만, 이는 상대적 수치일 뿐입니다. 실제 문제는 폐차 발생 물량 자체가 매년 증가하는 데 비해 재활용 기술과 시설의 개선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2014년 연간 폐차 발생량이 약 100만 대였다면, 2023년에는 130만 대를 넘어섰습니다. 재활용률이 정체된 상황에서 절대 폐기물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률 수치만으로는 실제 환경개선 효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폐차 재활용 과정을 들여다보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납니다. 엔진, 변속기, 라디에이터 등 대형 부품 재활용률은 90%를 넘지만, 금속, 플라스틱, 고무 등 소재 단위의 재활용률은 70~80%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내부의 다양한 플라스틱 부품들은 소재가 복합적이고 분리 난이도가 높아 대부분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습니다. 질소산화물(NOx) 저감 촉매, 에어백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재활용률 90%"라는 통계 속에서 실제로는 상당한 폐기물이 환경으로 유출되고 있는 셈입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기차 시대의 도래입니다. 정부가 2030년까지 전기차 신차 판매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가운데, 폐차 전기차는 기존 차량과 완전히 다른 처리 기준이 필요합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고가의 자원이면서 동시에 화재 위험, 환경오염 위험이 큽니다. 현재 국내에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기술과 처리 시설이 극히 부족한 상태입니다. 2030년 이후 대량의 폐배터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제도적 준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배터리에 함유된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희귀금속은 재활용 가치가 높지만, 현재 수거·분류·처리 체계가 미흡합니다. 환경단체들은 "10년 뒤 배터리 폐기 물량의 급증으로 환경재난이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정체를 극복하려면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히 "재활용률을 높인다"는 차원을 넘어, 자동차 설계 단계부터 재활용을 고려하는 '순환경제'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산업화 촉진 ▲폐차 소재별 재활용 기술 개발 강화 ▲자동차 제조사의 재활용성 설계 의무화 ▲폐자동차 재활용 기업의 구조 고도화 등이 필요합니다. 정부도 올해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더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폐차 재활용률 10년 정체는 환경 위기의 신호입니다. 폐차 발생량은 계속 증가하고, 전기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처리기술과 정책은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산업이 발전했던 것만큼 그 폐기 과정도 진화해야 합니다. 지금의 정체가 계속되면 수년 뒤 적지 않은 환경 부담이 우리 사회에 돌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