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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숲 '생사기로'...해조류 생산 97% 붕괴, 해양생태계 적신호

제주 바다의 숨이 끊어지고 있습니다. 한때 풍요로웠던 바다숲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고, 해조류 생산량이 지난 10년간 97% 급감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산업의 위기를 넘어 제주 해양생태계 전체의 붕괴 신호입니다. 과학자들은 이를 지구 온난화의 '생태적 티핑포인트'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바다숲은 미역, 다시마, 톳 같은 대형 해조류가 바닥을 덮고 있는 해역을 의미합니다. 이곳은 치어들의 산란장이자 먹이터이며, 수심 10~30m 대형 해조류가 이루는 생태 공간입니다. 제주 앞바다는 전국 최고의 바다숲 지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제주의 바다숲은 급격히 축소되고 있습니다. 통계청과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제주의 해조류 생산량은 2014년 약 21만 톤에서 2023년 6,800톤으로 급락했습니다. 실제로는 97% 감소에 가까운 붕괴 수준입니다. 미역, 다시마, 톳 등 주요 해조류 품종이 모두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바다숲 소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돌돌이 현상'입니다. 이는 해조류가 사라지고 붉은 석회조류만 번성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마치 바위가 코팅된 것처럼 보여 '돌돌이'라고 불립니다. 이 해역이 확산되면서 해조류가 자랄 수 있는 환경 자체가 파괴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조사에 따르면 제주 주변 해역의 돌돌이 지역은 매년 1.5~2%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제주 연안의 30% 이상이 돌돌이 해역으로 변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한번 돌돌이가 형성되면 원래대로 돌아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근본 원인은 수온 상승입니다. 최근 20년간 제주 인근 해수 수온은 평년 대비 1.5~2℃ 상승했습니다. 세계 평균 해수 수온 상승률(약 0.13℃/10년)보다 훨씬 빠른 속도입니다. 특히 제주는 난류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라 수온 상승 변동성이 더욱 큽니다.
수온 상승은 직접적인 해조류 감소로 이어집니다. 미역과 다시마 같은 냉수성 해조류는 수온이 15℃ 이상 올라가면 번식이 어려워집니다. 반면 붉은 석회조류처럼 따뜻한 수온을 좋아하는 해조류가 번성합니다. 결국 생태계 주도권이 바뀌는 것입니다.
동시에 해수 산성화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로 바다의 pH가 낮아지면서 해조류의 칼슘 흡수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는 해조류의 성장을 더욱 방해합니다.
바다숲 소멸의 파급 효과는 상상 이상입니다. 해조류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제주 해양생태계의 기초입니다. 해조류가 사라지면 그에 의존하던 해초 섭식 어류, 갑각류, 패류 등이 모두 영향을 받습니다. 결국 이들을 먹이로 하던 상위 포식자들도 먹이 부족으로 감소합니다. 어업 자원인 방어, 옥돔, 우럭 같은 주요 어종들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양생물 다양성 감소로 이어지는 연쇄 반응이 시작된 것입니다.
정부와 제주도는 바다숲 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해조류 인공 식재, 돌돌이 제거, 수온 저감 방안 연구 등이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의 노력은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합니다.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지구 온난화 억제입니다. 해수 수온 상승을 멈추지 않으면 바다숲 복원 사업도 일시적 효과에 불과합니다. 국제적 탄소 감축 협력이 절실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