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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할수록 손해"…K드라마, 수출 효자의 제작 기반이 무너진다

박윤석 VP · 2026.11.05

"투자할수록 손해"…K드라마, 수출 효자의 제작 기반이 무너진다

K드라마는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작 국내 제작 현장은 위기를 맞았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등 방송 드라마 관련 12개 단체는 지난 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K드라마의 제작 기반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는 한 업계의 경영난을 넘어 한류와 국민경제가 함께 풀어야 할 국가적 과제"라고 밝혔다.

이를 업계는 비용과 수익 구조가 함께 무너진 것을 핵심 원인으로 꼽는다. 제작비는 오르는데 방송사의 광고 수입이 줄면서 드라마에 투자하고 편성할 여력도 줄었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제작비 상승의 원인으로 "거대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OTT의 제작 방식"을 지목했다. 2019~2024년 공개된 드라마의 회당 평균 제작비는 약 31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OTT는 제작비 전액에 마진을 얹어 주는 대신 지식재산권(IP)을 가져가는데, 이때 제작사가 받는 마진은 제작비의 3~10% 수준으로 알려졌다. 흥행하더라도 추가 수익이 제작사에 돌아가지 않는 구조다. 실제로 국내 상장 영화·드라마 제작사 11곳 가운데 2024년 흑자를 낸 곳은 5곳뿐이었다.

드라마가 만드는 파급 효과를 생각하면 정부 지원은 오히려 거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한류 관련 총수출액은 189억7500만달러였고, 이 가운데 소비재·관광 수출이 87억8800만달러를 차지했다. 그런데 2027년 정부 예산안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방송영상 예산은 918억원에서 873억원으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방송콘텐츠 진흥 예산은 168억원에서 124억원으로 줄었다. Source 반면 일본 총무성은 콘텐츠 수출 확대를 위해 내년 관련 예산으로 올해의 5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들은 정부와 국회에 세 가지를 요구했다. 연간 제작 편수 회복을 국가 정책목표로 삼을 것, 1조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지원체계를 만들 것, 2027년 예산 심의에서 중저예산 작품과 신진 인력 지원을 검토할 것이다. 업계도 제작비 구조를 합리화하고 공정한 제작 관행을 정착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송병준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회장은 "드라마 100편이 제작된다면 1편의 성공작보다 99편이 더 중요하다"며 "거기서 창작자들이 성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