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마켓기술을 고객가치로 만드는 미디어

과학기술이 바꾼 역사와 문화

<'100년기업' 제21화> 잘나갈 때 시작되는 몰락 - 일곱 개의 경고 신호

임윤철 · 2026.10.03

<'100년기업' 제21화> 잘나갈 때 시작되는 몰락 - 일곱 개의 경고 신호

578년 창업해 1,400년을 이어온 일본의 한 사찰 건축 회사가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가족기업으로 여러 연구에 기록된 이 회사는, 그러나 무너지는 데 15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1980년대 버블기에 본업과 무관한 부동산에 뛰어들었고, 버블이 꺼지자 2006년 파산했다.

한 경영학자는 위대했던 기업이 무너지는 과정을 다섯 단계로 정리했다. 성공에서 비롯된 자만, 원칙 없는 더 많은 것의 추구, 위험과 위기의 부정, 구원을 향한 헛된 몸부림, 그리고 유명무실해지거나 소멸하는 항복이다. 중요한 것은 이 단계들이 회사가 이미 약해진 뒤가 아니라, 회사가 가장 잘나갈 때 시작된다는 점이다.

일곱 가지 경고 신호로 정리하면 이렇다. "이 정도면 됐다"는 분위기. 본업과 무관한 확장. 단기 지표만으로 사업 정리를 가속하는 것. 최고경영자와 현장의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강력한 리더 한 사람에게 모든 판단이 의존되는 것. 시장 자체의 축소를 인정하지 않는 것. 그리고 위협 앞에서 오히려 기존 방식에 더 집착하는 것. 이 중 두 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다른 모든 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대응이 필요하다.

흥미로운 것은 첫째와 마지막 신호가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같은 함정의 양면이라는 점이다. 자만해서 안 바꾸는 것과 겁먹어서 더 안 바꾸는 것, 출발점은 다르지만 도착지는 같다. 1,400년을 버틴 회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미국의 한 통계 연구는 상장기업 2만 5천 개를 분석해, 회사가 죽을 확률이 나이와 무관하게 일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회사에는 "이만하면 자리를 잡았다"는 안전 구간이 없다.

출처: 짐 콜린스,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How the Mighty Fall)』(2009); 산타페연구소 기업 생존 반감기 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