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바꾼 역사와 문화
<제43화> 우리는 햄버거가 아니라 부동산을 팝니다 — 프랜차이즈

어느 동네에 가든 같은 간판, 같은 맛의 가게가 있습니다. 이 복제된 가게들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그 시작을 찾아 1954년 미국 캘리포니아로 가 보겠습니다.
밀크셰이크 기계를 파는 쉰두 살의 외판원 레이 크록은 이상한 주문을 받습니다. 작은 햄버거 가게 하나가 기계를 무려 여덟 대나 주문한 것입니다. 궁금해진 그가 직접 그 가게를 찾아갑니다. 맥도날드 형제가 운영하는 그 식당은 놀라웠습니다. 메뉴를 몇 가지로 줄이고, 주방을 자동차 공장처럼 나눠, 한 사람은 굽고 한 사람은 포장하며 햄버거를 몇 초에 하나씩 쏟아냈습니다. 38화에서 본 포드의 컨베이어가 주방에 들어온 셈이었죠. 크록은 그 자리에서 미래를 보았습니다. 이 빠르고 똑같은 가게를 미국 전역에 복제하면 어떨까. 그는 형제를 설득해 이 시스템을 다른 사람들에게 팔 권리를 얻었습니다. 남이 자기 돈으로 가게를 열되, 똑같은 간판과 똑같은 조리법과 똑같은 맛을 지키게 하는 것. 프랜차이즈라는 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이었습니다.
방금 보신 장면은 맥도날드의 창업 역사를 근거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그런데 크록에게는 남다른 통찰이 하나 있었습니다. 초기에 그는 가맹점에서 받는 얼마 안 되는 수수료로는 돈을 벌기 어려웠습니다. 그때 한 재무 전문가가 그에게 결정적인 조언을 합니다. 당신 사업은 햄버거가 아니라 부동산이라고. 크록은 좋은 길목의 땅을 회사가 사거나 빌린 뒤, 그 자리를 가맹점주에게 다시 빌려주었습니다. 가맹점이 잘되면 임대 수입이 들어오고, 땅값도 오릅니다. 햄버거를 파는 것처럼 보였지만, 진짜로 돈을 번 것은 검증된 성공 공식과 그 공식이 놓일 땅이었던 것입니다.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햄버거 사업을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부동산 사업을 합니다.
자, 오늘의 결론입니다. 기술은 세상의 장면과 장면을 바꿉니다. 주인이 평생 한 가게를 지키던 장면은, 검증된 가게를 통째로 복제해 전국에 퍼뜨리는 장면으로 바뀌었습니다. 프랜차이즈의 본질은 성공의 복제입니다. 한 번 성공한 방식을 시스템으로 만들어, 남의 자본과 노력으로 그것을 무한히 늘리는 것입니다. 여기서 파는 것은 햄버거가 아니라 실패 확률을 낮춘 성공의 설계도입니다. 프롤로그에서 말한 기술사업화도 결국 이것과 닮았습니다. 한 번 검증된 기술을 남이 사업으로 키울 수 있게 표준화해 넘기는 일이니까요. 5차산업혁명 시대에는 AI가 만든 업무 방식이나 자동화 시스템을 이렇게 복제해 파는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나타날 것입니다. "너는 뭐 먹고 살거니?"의 마흔세 번째 힌트는 이것, 한 번의 성공을 남이 반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만들어 파는 자리에 서라는 것입니다. 철이네 오이마켓이 다음 장면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사진: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CC BY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