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이 바꾼 역사와 문화
<제50화> 버리던 찌꺼기가 세기의 주인공으로 — 석유의 세기

자동차에 기름을 넣고, 플라스틱을 쓰고, 전기를 켭니다. 이 모든 것의 바탕에 석유가 있죠. 20세기를 통째로 규정한 이 검은 액체가, 처음에는 골칫거리 찌꺼기 취급을 받았다면 믿으시겠습니까? 185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로 가 보겠습니다.
작은 마을 타이터스빌. 에드윈 드레이크라는 사람이 땅속에서 스며 나오는 검은 기름을 캐내겠다며 우물을 파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 비웃었죠. 그런데 어느 날, 땅속 21미터에서 석유가 솟아올랐습니다. 세계 최초의 유정이 터진 순간입니다. 처음에 이 석유는 오직 한 가지 용도였습니다. 정제해서 램프를 밝히는 등유였죠. 밤을 밝히던 고래기름을 대신할 값싼 조명이 필요했던 시대에, 석유는 딱 맞는 상품이었습니다. 그런데 등유를 뽑고 남는 가벼운 찌꺼기, 휘발유는 위험하고 쓸모없다며 강에 버리기까지 했습니다. 아무도 몰랐습니다. 바로 그 버려지던 찌꺼기가 곧 세상의 주인공이 될 줄은.
방금 본 것은 석유 산업의 시작에 관한 역사 기록을 요약한 것입니다. 반전은 자동차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20세기 초 자동차가 쏟아져 나오자, 버려지던 휘발유가 갑자기 가장 값진 연료가 된 것입니다. 등유의 부산물이 하루아침에 주역으로 올라섰습니다. 여기에 전기 조명이 등유를 밀어내자, 석유 산업은 조명에서 동력으로 무게중심을 완전히 옮겼습니다. 이후 석유는 자동차와 비행기와 배를 움직이고, 플라스틱과 화학제품의 원료가 되고, 발전소를 돌렸습니다. 20세기의 전쟁과 경제와 국제 정치가 모두 이 검은 액체를 둘러싸고 벌어졌습니다. 중동이 세계의 화약고가 된 것도, 한 국가의 운명이 유전 하나로 뒤바뀐 것도 석유 때문이었습니다. 골칫거리 찌꺼기가 한 세기 전체의 이름이 된 것입니다.
자, 오늘의 결론입니다. 기술은 세상의 장면과 장면을 바꿉니다. 석유가 램프를 밝히던 장면은, 온 세상의 엔진을 돌리고 국제 정치를 좌우하는 장면으로 바뀌었습니다. 석유의 이야기가 주는 교훈은 뜻밖입니다. 오늘 쓸모없다고 버리는 것이 내일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상품의 가치는 그 물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쓸 새로운 기술이 나타날 때 결정된다는 것입니다. 휘발유는 자동차라는 기술을 만나서야 비로소 보물이 되었으니까요. 5차산업혁명 시대에는 데이터가 바로 그 자리에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그냥 쌓아만 두던 데이터가, AI라는 기술을 만나 새로운 석유가 된 것입니다. "너는 뭐 먹고 살거니?"의 쉰 번째 힌트는 이것, 지금 버려지는 것 중에 다음 시대의 석유가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철이네 오이마켓이 다음 장면으로 안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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