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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이 바꾼 역사와 문화

<제54화> 내 데이터의 값은 얼마입니까 — 개인이 파는 정보

임윤철 · 2026.10.16

<제54화> 내 데이터의 값은 얼마입니까 — 개인이 파는 정보

우리는 매일 무료로 앱과 검색을 씁니다. 공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 정보를 내주고 그 서비스를 받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 정보에는 값이 없을까요. 이번에도 다가올 미래를 예측해 그려 보겠습니다.

가까운 미래의 어느 날. 한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 자신의 데이터 지갑을 확인합니다. 지난달 그가 걸음 수와 수면 정보를 익명으로 건강 연구에 제공한 대가로 얼마가 들어와 있습니다. 자동차 운전 습관 데이터는 보험사에 팔아 보험료를 깎았고, 쇼핑 취향 정보는 광고에 쓰도록 허락하되 그 수익의 일부를 받기로 했습니다. 무엇을 누구에게 얼마에 넘길지, 모든 것을 그가 직접 정합니다. 마음에 안 드는 기업에는 언제든 제공을 끊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 기업이 공짜로 가져가던 그의 흔적이, 이제는 그가 주인으로서 값을 매겨 파는 자산이 된 것입니다. 그의 데이터로 누군가 돈을 번다면, 그 몫의 일부는 원천인 그에게 돌아옵니다.

방금 본 것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예측입니다. 지금은 이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데이터는 대부분 거대 기업이 공짜로 가져가 막대한 돈을 벌고, 정작 그 정보의 원천인 우리는 아무 몫도 받지 못합니다. 30화에서 본 정보의 비대칭, 곧 파는 쪽과 사는 쪽이 아는 것이 다른 문제가 극단으로 벌어진 상태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방향을 알려줍니다. 11화에서 하녀도 주식을 사서 무역의 이익을 나눠 가졌듯, 새로운 자산이 등장하면 결국 그 몫을 더 많은 사람이 나누는 쪽으로 세상은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세계 곳곳에서 내 데이터를 내가 통제하고 그 값을 돌려받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개인이 자기 정보를 스스로 관리하는 제도가 생기고, 데이터를 함부로 쓰지 못하게 하는 법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데이터의 주권을 원래 주인인 개인에게 돌려주자는 것, 이것이 5차산업혁명 시대의 가장 중요한 거래 규칙 중 하나가 될 것입니다.

자, 오늘의 결론입니다. 기술은 세상의 장면과 장면을 바꿉니다. 기업이 내 정보를 공짜로 퍼가던 장면은, 개인이 자기 데이터의 값을 매겨 파는 장면으로 바뀌어 갈 것입니다. 이 시리즈가 처음부터 말해온 협상력, 곧 소비자가 시장에서 갖는 힘이 데이터 시대에 다시 시험대에 오릅니다. 내 정보가 곧 내 자산이라면, 그것을 지키고 값을 매기고 현명하게 파는 능력이 새로운 밑천이 됩니다. 4,000년 전 난니가 점토판에 자기 권리를 적어 협상력을 얻었듯, 이제 우리는 자기 데이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선 것입니다. "너는 뭐 먹고 살거니?"의 쉰네 번째 힌트는 이것, 남이 공짜로 가져가던 것에서 내 몫을 찾아주는 사업, 그리고 내 것의 값을 아는 태도가 다음 시대의 자산이라는 것입니다. 철이네 오이마켓이 다음 장면으로 안내하겠습니다.

사진: 데이터의 주권을 원래 주인인 개인에게 (CC0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