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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원 컬럼] 2024년은 AI의 노벨상, 2026년은 기초과학의 노벨상인가

곽재원 · 2026.10.15

[곽재원 컬럼] 2024년은 AI의 노벨상, 2026년은 기초과학의 노벨상인가

2026년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생리의학상에서는 빛으로 신경세포를 조절하는 광유전학, 물리학상에서는 남극의 얼음을 검출기로 삼은 중성미자 우주 관측, 화학상에서는 분자의 거울상 비대칭성과 자기촉매 현상이 각각 주목을 받았다. 칼럼의 필자는 이 흐름을 2년 전 2024년과 비교하며 "2024년이 AI의 노벨상이었다면 2026년은 기초과학의 노벨상"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2024년은 AI가 과학의 중심으로 들어온 해였다. 물리학상은 인공신경망의 기초를 닦은 홉필드와 힌턴에게, 화학상은 단백질 설계와 구조 예측 연구에 돌아갔다. 특히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폴드는 수십 년 난제였던 단백질 입체구조 예측을 AI로 풀어내며, AI가 과학 연구의 방법 자체를 바꿀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른바 'AI for Science'의 상징이다. 과학이 AI를 만들어 온 관계가 이제는 AI가 과학을 돕는 방향으로 역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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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수상 업적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광유전학은 특정 신경세포의 기능을 직접 작동시키거나 억제해 뇌회로의 역할을 실험으로 검증하게 했고, 중성미자 관측은 우주의 고에너지 현상을 새로운 창으로 탐구하게 했다. 칼럼은 올해 수상 업적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과학적 능력의 확장'으로 정리한다. 인간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자연의 영역을 새로운 관측과 실험 기술로 열어젖혔다는 뜻이다.

필자가 제시하는 핵심 개념은 'Science for AI'다. 과학적 지식과 발견을 활용해 AI의 성능, 신뢰성, 학습 방법을 발전시키는 접근이다. 예컨대 뇌가 정보를 처리하고 학습하는 원리를 밝히는 신경과학은 새로운 AI 구조에 영감을 줄 수 있고, 재료과학은 차세대 반도체와 컴퓨팅 소재의 가능성을 넓힌다. 다만 칼럼은 올해 수상 업적이 곧바로 AI 기술 발전을 위해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기초과학의 발견이 AI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 중요한 메시지는 두 방향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면 과학자가 이를 실험으로 검증하고, 얻어진 데이터가 다시 AI의 예측 능력을 개선한다. 이 상호작용이 반복되는 '공진화'가 AI 시대 과학의 핵심 구조라는 것이다.

이 변화는 AI 경쟁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수정을 요구한다. 미국 빅테크를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와 GPU, 거대 모델 개발에 자본이 쏠리고 있지만, 컴퓨팅 능력만으로 과학혁명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AI가 가설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자연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관측과 실험으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칼럼은 올해 수상 연구들이 명확한 사업계획이 아니라 "당장의 경제적 성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질문"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기초과학의 본질이 바로 그것이라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칼럼은 한국의 과학기술 전략을 겨냥한다. 한국은 연구개발 투자 비중이 높고 반도체, 배터리, 제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췄으며, 최근 'AI 3대 강국'을 목표로 AI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AI를 산업 생산성에 활용하는 능력과 새로운 과학 원리를 발견해 미래 산업의 토대를 만드는 능력은 구별되어야 한다. 필자는 한국이 장기적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연구문화와 제도적 기반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KIST 같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대학의 기초 발견과 기업의 산업 적용을 잇는 '국가의 브리지'가 되어야 하며, 정부는 GPU 확보만큼 연구 환경과 장기 도전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기 논문 수와 특허, 사업화 실적으로만 성과를 평가하는 관행에서 벗어날 필요도 있다.

칼럼은 노벨상이 미래를 예고하는 상이 아니라 수십 년 연구를 뒤늦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경계하면서도, 두 해의 수상을 나란히 놓으면 현대 과학의 변화가 읽힌다고 말한다. 앞으로의 과학기술 패권은 누가 가장 많은 GPU를 가졌느냐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AI와 기초과학을 결합하는 창의적 생태계를 만드는 곳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AI의 다음 황금기는 데이터센터에서만 시작되지 않을 것이며, 그 출발점은 여전히 연구실과 과학자들의 질문 속에 있다는 메시지로 칼럼은 마무리된다.

출처 : 저스트이코노믹스

링크 : https://www.justeconomix.com/ko-kr/articles/153628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