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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원 컬럼]삼성 초호황 속에 싹트는 위기의 씨앗

곽재원 · 2026.10.19

[곽재원 컬럼]삼성 초호황 속에 싹트는 위기의 씨앗

2026년 3분기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은 매출 195조 원, 영업이익 107조 4천억 원으로 단일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을 처음 돌파했다. 그러나 주가는 제자리에 머물렀고, 애널리스트들은 목표주가를 올리기보다 '피크아웃' 시점을 가늠하고 있으며, 일반 시민에게는 '그들만의 잔치'로 비친다. 칼럼은 이 역설의 원인을 세 가지 위기의 씨앗에서 찾는다.

첫째, 이번 실적은 독보적 경쟁력보다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산물이다. AI 데이터센터발 고성능 메모리 품귀와 판매가 급등이 만든 착시라는 것이다. 파운드리는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시스템LSI는 확실한 수익원으로 자리 잡지 못했으며, 독자적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부족하다. 빅테크의 AI 투자가 둔화되면 이 이익은 쉽게 증발할 수 있다.

둘째, 내부의 '원삼성' 정신이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 부문과 계열사 간 성과급 격차는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고, 사업부 간 사일로와 부서 이기주의를 낳는다. 분기 실적으로 평가받는 구조에서 실패를 감수하는 장기 R&D는 설 자리를 잃었고, 관료화와 실패 기피증이 조직 전체로 번지고 있다.

셋째, 기업과 사회 사이의 낙수효과가 사라졌다. 자동화된 팹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지 못하고, 이익은 소수의 고숙련 인력과 주주, 세수로 흘러간다. 고물가와 내수 침체에 시달리는 서민에게 삼성은 더 이상 '우리의 삼성'이 아니며, 사회적 공감을 잃은 대기업은 규제와 징벌적 과세의 표적이 되기 쉽다.

이 문제의 정점에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을 놓는다. SK 최태원 회장이 정부와 재계를 잇고 공개적으로 투자 비전을 밝히는 것과 달리, 이 회장은 사법 리스크의 트라우마 속에서 조용한 행보에 머물러 있다. 이를 이해할 여지는 인정하면서도, 대전환기에 총수의 침묵은 약점이 된다고 지적한다.

결론적으로 1993년 이건희 선대회장의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선언을 떠올리며 지금이 더 엄중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세 가지 과제로 ▲메모리 사이클을 넘어 차세대 플랫폼에 대담하게 투자할 것 ▲성과급과 인사 시스템을 개혁해 기술 제일주의를 복원할 것 ▲이익의 일부를 협력업체와 지역 생태계에 나눠 사회와 다시 연대할 것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이재용 회장이 방어적 태도를 벗고 미래 비전을 직접 밝히는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정점은 가장 위태로운 절벽이며, 씨앗이 독초가 될지 새 거인의 뿌리가 될지는 결단의 속도에 달려 있다는 것이 마지막 메시지다.

출처 : 저스트이코노믹스

링크 : https://www.justeconomix.com/ko-kr/articles/153640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