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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폭 5개월 만에 최저…기타대출 감소에 기업대출 쏠림

박윤석 VP · 2026.10.16

가계대출 증가폭 5개월 만에 최저…기타대출 감소에 기업대출 쏠림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98조 9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6000억 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올해 4월(2조 1000억 원) 이후 가장 작다. 6월 7조 6000억 원, 7월 5조 5000억 원, 8월 3조 5000억 원으로 줄어들던 흐름이 9월에 더 가팔라진 셈이다. 다만 가계대출은 올 3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대출 종류별로는 엇갈린 흐름이 뚜렷했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95조 5000억 원으로 전월보다 2조 9000억 원 늘어 증가 폭이 8월(4조 1000억 원)보다 줄었다. 한은은 전세거래 둔화로 전세자금대출이 13개월 연속 감소한 점을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242조 6000억 원으로 2조 3000억 원 줄었다. 2024년 2월(2조 8000억 원)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며, 2개월 연속 감소다.

기타대출 급감의 배경에는 개인 주식투자 감소가 있다. 최근 국내 증시 조정으로 '빚투' 수요가 꺾인 데다,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과 명절 상여금 유입 등 계절적 요인이 겹쳤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의 주식투자 감소와 분기말 부실 채권 매·상각 및 명절 상여금 유입 등으로 기타대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대출 증가폭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441조 5000억 원으로 한 달 새 10조 7000억 원 늘어 9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은 7조 5000억 원 증가해 2022년 10월(9조 3000억 원) 이후 약 4년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은행들이 우량기업 중심으로 대출 영업을 강화한 데다, 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발행 부담이 커지면서 운전자금과 설비투자 수요가 함께 늘어난 결과다. 실제로 회사채 순상환 규모는 8월 9000억 원에서 9월 3조 4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는 가계부채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다만 이번 감소는 주식시장 조정과 계절적 요인이 겹친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해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한은 역시 수도권 주택시장이 강남3구와 용산구를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다른 지역은 상승을 지속하고 있어, 주택가격 흐름이 가계대출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주택담보대출이 여전히 월 3조 원에 가까운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가계부채 경계감을 늦추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한편 기업대출의 쏠림은 금융의 자원배분 기능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대기업과 우량기업 중심의 대출 확대가 이어지는 동안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은 8월 4조 8000억 원에서 9월 3조 2000억 원으로 줄었다. 가계와 중소기업이 함께 대출 문턱을 체감하는 상황에서, 실물경기 회복과 금융 접근성 개선이 함께 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