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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칼럼] 왜 나이키 제국에 균열이 생겼을까

유효상 · 2026.09.30

[유효상 칼럼] 왜 나이키 제국에 균열이 생겼을까

한때 글로벌 스포츠용품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나이키가 전례 없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시가총액은 정점 대비 크게 줄었고, 18년간 편입됐던 S&P 100에서도 제외됐다. 단순한 실적 부진을 넘어 나이키의 성장 공식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나이키의 성공은 단순히 운동화를 잘 만드는 데서 비롯되지 않았다. 필 나이트와 빌 바우어만이 시작한 작은 신발 유통업체는 선수 후원, 혁신적 제품, 강력한 브랜드 마케팅, 촘촘한 유통망을 결합해 세계적인 스포츠 제국으로 성장했다. 마이클 조던과 ‘Just Do It’은 나이키가 운동화가 아니라 도전과 자기극복이라는 열망을 판매하는 브랜드임을 상징했다.

그러나 2020년 존 도나호 CEO 취임 이후 추진한 디지털 전환과 DTC(소비자 직접판매) 전략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 나이키는 풋락커 등 기존 도매 파트너와의 관계를 축소하고 자사 온라인몰과 직영점에 집중했다.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하고 유통 마진을 줄이겠다는 전략이었다.

팬데믹 기간에는 이 전략이 성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소비가 정상화되자 문제가 드러났다. 재고 부담과 할인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고, 소비자가 다양한 브랜드를 직접 비교하고 경험하는 도매 유통망에서는 경쟁사들이 빠르게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러닝 시장의 변화가 상징적이다. 온과 호카는 전문적인 제품력과 러닝 커뮤니티를 앞세워 나이키의 영역을 파고들었다. 아디다스와 뉴발란스는 레트로 패션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시장을 공략했고, 중국에서는 안타와 리닝 등 로컬 브랜드가 기술력과 스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결국 나이키의 문제는 DTC 자체가 아니라 하나의 판매 방식을 지나치게 경영의 중심에 놓았다는 데 있다. 그 과정에서 도매 파트너, 현장 소비자와의 접점, 무엇보다 제품 혁신이라는 핵심 경쟁력이 약화됐다. 데이터는 과거 소비자의 행동을 보여줄 수 있지만, 아직 존재하지 않는 욕구를 창조하지는 못한다.

2024년 취임한 엘리엇 힐 CEO가 ‘Nike Newness’를 내걸고 도매 파트너와의 관계 회복, 제품 혁신에 다시 초점을 맞추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이키가 되찾아야 할 것은 과거의 영광이 아니라 ‘다음 혁신은 나이키에서 나올 것’이라는 소비자의 기대다.

기업을 무너뜨리는 가장 위험한 경쟁자는 새로운 경쟁자가 아니다. 자신을 성공시킨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닫는 것이다. 나이키의 미래 역시 스우시 로고의 힘이 아니라, 그 로고 아래에서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할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출처 : 머니투데이

링크 : https://www.mt.co.kr/opinion/2026/09/29/2026092810082062417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