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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원 컬럼] '글로벌 동시 긴축의 시대' 한국의 출구전략

곽재원 · 2026.09.29

[곽재원 컬럼] '글로벌 동시 긴축의 시대' 한국의 출구전략

‘트럼프 인플레이션(Trumpflation)’이라는 단어가 다시 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이란과의 전쟁, 선거를 앞둔 재정 확대까지 겹치면서 물가와 금리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는 의미다.

관세는 수입가격을 높여 미국 소비자의 부담을 키운다. 중동의 지정학적 충돌은 국제유가를 끌어올린다. 여기에 대규모 재정지출이 더해지면 소비와 수요를 자극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는 중앙은행으로서는 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 충격이 미국 국경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유럽과 일본의 물가를 자극하고,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일본의 금리 정상화가 빨라질 경우 해외 채권시장에 투자했던 일본계 자금이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AI라는 변수가 등장했다.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이 AI 인프라로 몰리면서 국채 수요를 일부 밀어내는 이른바 ‘구축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전쟁과 재정, 기술 투자라는 서로 다른 요인이 장기금리 상승이라는 하나의 결과로 연결되는 셈이다.

한국에 이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글로벌 금리가 오르면 원화 자산의 상대적 매력이 떨어지고 자본 유출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원화 약세는 수입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이미 높은 가계부채와 국가채무는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을 키운다. 한국은행의 정책 선택지가 그만큼 좁아진다는 뜻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책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통화정책은 물가와 환율, 가계부채를 함께 살펴야 하고, 재정은 경기 부양만큼이나 지속가능성을 중시해야 한다. 에너지 수입선과 공급망을 다변화해 외부 충격이 국내 경제로 전이되는 경로도 줄여야 한다.

동시에 AI 투자 확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도체·전력·데이터센터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 글로벌 자본을 연결한다면 금리 상승의 부담을 성장동력으로 전환할 여지도 있다.

‘트럼프 인플레이션’의 본질은 미국의 정책 하나가 아니다. 지정학적 충격, 재정 확대, 기술 투자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시대가 왔다는 신호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파도를 피할 수 없다면 답은 하나다. 파도가 높아져도 흔들리지 않을 경제의 기초체력을 미리 키우는 것이다.

출처 : 저스트이코노믹스

링크 : https://www.justeconomix.com/ko-kr/articles/153239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