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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 칼럼] 일본의 활한론(活韓論)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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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의 ‘혐한(嫌韓)’을 넘어 ‘활한(活韓)’, 즉 한국을 활용해 일본의 경제·안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인식이 일본 지식인과 정책 전문가 사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의 대한(對韓) 인식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눠볼 수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은 식민지에서 벗어난 가난한 나라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후 일본의 장기불황과 정치 변화, 한일 과거사 문제, 2000년대 초 ‘겨울연가’ 열풍 등을 거치며 극우 성향의 혐한론이 확산됐다. 최근 나타나는 세 번째 변화의 배경에는 한국 경제의 상대적 부상이 있다.
한국은 2023년 1인당 GDP에서 일본을 처음 앞섰다. 반도체·배터리·조선·방산·원전·문화산업 등에서도 한국 기업의 존재감이 커졌다. 일본 입장에서는 한국을 경쟁자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공급망과 기술, 안보 분야에서 협력해야 할 파트너로 볼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일본 언론과 정책기관에서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에도 기회는 있다. 일본은 여전히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강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막대한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다. 핵심광물 공동 비축, 에너지 공동구매, 반도체 공급망 협력, 우주산업 등에서는 양국의 강점을 결합할 여지가 있다. 미·중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양국 협력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협력에는 위험도 따른다. 핵심기술과 공급망을 지나치게 통합하면 일본 기업의 경쟁력 회복을 돕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안보 협력이 일본의 방위력 확대와 군사적 역할 강화에 이용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특히 과거사와 영토 문제까지 얽혀 있는 한일관계에서는 경제적 이익만 보고 접근하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일본의 ‘활한론’ 자체가 아니다. 이를 한국의 호감이나 일본의 태도 변화로 단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일본이 자국의 경제와 안보 이익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그렇다면 한국도 감정이 아니라 국익을 기준으로 움직여야 한다. 협력할 것은 협력하되 핵심기술과 전략산업의 주도권은 지켜야 한다. 특정 국가에 공급망과 안보를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한일 협력은 가까워질수록 더 치밀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일본을 믿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는 영역에서 한국의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이다.
출처 : 뉴스프리존
링크 : https://www.newsfreezone.co.kr/news/articleView.html?idxno=711294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