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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상 칼럼] 왜 초다수결의제(Supermajority Voting Requirement) 무용론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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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 이사를 선임하고 해임하는 것은 주식회사 지배구조의 근본 원리입니다. 그런데 국내 일부 상장사는 정관에 '초다수결의제'를 두어, 다수 주주가 원해도 이사 한 명 바꾸기 어렵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상법은 이사 선임에 출석 주주 과반수와 발행주식 4분의 1 이상의 찬성을, 해임에 출석 3분의 2와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의 찬성을 요구합니다. 초다수결의제는 이 기준을 '출석 90%, 발행주식 70%'처럼 극단적으로 높여 사실상 달성할 수 없게 만듭니다. 필자는 이것이 경영권 '방어'가 아니라 주주권 '봉쇄'라고 봅니다. 결국 기존 경영 구조의 고착화만 지키고, 장기 투자가 들어오는 것까지 막는 역설을 낳는다는 것입니다.
이 제도를 도입한 국내 기업은 2000년대 후반 170곳이 넘었습니다. 하지만 주주 권익 보호 흐름과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 등으로 2026년 현재 53곳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해외에서도 이 제도를 독소 조항으로 봅니다. 미국에서는 ISS, 글래스루이스 같은 의결권 자문사가 반대를 권고하고 기관투자자가 압박하면서 넷플릭스, BMS, 메리어트 등이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일본은 지배구조 코드 개혁과 스튜어드십 코드로, 영국 등 유럽은 과도한 정족수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규율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상징적인 사례는 오스코텍입니다. 정관상 주주가 제안한 이사의 선임·해임에는 발행주식 80% 이상의 찬성을 요구하고, 회사가 제안한 안건에는 상법상 일반 요건만 적용했습니다. 임시주총 출석률이 약 61.5%에 그쳐, 출석 주주 전원이 찬성해도 통과할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1심 법원은 두 요건의 차이를 정당화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조항을 무효로 판단했습니다. 회사가 항소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지만, 조항 삭제 안건이 임시주총에 올랐고 회사도 주주의 뜻을 따르겠다고 밝혔습니다. 필자는 이 사건이 국내 지배구조 개선의 분수령이 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필자는 초다수결의제를 없애도 경영권 방어가 무력화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5% 대량보유 보고의무로 지분 매집이 미리 공개되고, 상법상 해임 특별결의 요건이 이미 균형을 갖췄으며,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주주로 넓어졌기 때문입니다. 남은 것은 부작용과 자본시장 디스카운트뿐이므로, 기업들은 이 조항을 계속 둘 필요가 있는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경영권을 지키는 진정한 힘은 비현실적인 정관 문턱이 아니라 투명한 소통과 경영 성과에서 나온다는 것이 칼럼의 결론입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링크 :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5431972?sid=110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