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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베니트]‘자율제조’ 앞세워 제조DX 판 키운다…AX 생태계 확장 승부수

조혜영 · 2026.02.10

[코오롱베니트]‘자율제조’ 앞세워 제조DX 판 키운다…AX 생태계 확장 승부수

코오롱그룹 IT 서비스 전문기업 코오롱베니트가 ‘자율제조(Autonomous Manufacturing)’ 전환을 올해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며 제조 디지털 전환(DX)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코오롱베니트는 제조 설비와 데이터, 인공지능(AI)을 통합해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생산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제어하는 운영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배경으로 제시했다.

이번 전략은 제조업 현장의 ‘사람 부족’과 ‘공급망 불확실성’을 동시에 겨냥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끈다. 다만 자율제조가 단순 자동화가 아니라 공정·품질·설비·물류 데이터가 한곳에 모이고, 이를 의사결정과 실행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요구하는 만큼, 코오롱베니트가 얼마나 빠르게 레퍼런스를 만들고 재현 가능한 방법론으로 확장할지가 관건이다. 제조 데이터는 표준화 수준이 낮고 시스템이 오래된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는 “AI보다 데이터 정비가 먼저”라는 반발도 적지 않다.

코오롱베니트는 제조DX와 맞물려 기업 핵심 시스템인 ERP 영역에서도 ‘AI 내재화’ 흐름을 전면에 세웠다. 회사는 SAP 비즈니스 데이터 클라우드(BDC)와 AI를 중심으로 SAP 사업 전반을 강화해 고객 맞춤형 전환·고도화를 지속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SAP가 클라우드 기반 생태계로 ERP 환경을 재편하고 AI 기능을 확장하는 방향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코오롱베니트는 코오롱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ERP 구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 생태계’ 확장도 병행한다. 코오롱베니트는 글로벌 AI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유통 역량을 기반으로 IBM, 델 등 빅테크 협력과 국내 중소 IT 파트너 협업을 결합한 상생 모델을 강조했고, 파트너 매출 성장 사례를 함께 제시했다. 생태계 전략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상생’이 선언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과 지표의 투명성이 중요해졌다. 파트너 매출 증대가 특정 하드웨어 공급 확대에 편중됐는지, 실제로 고객의 운영비 절감·품질 개선 같은 효과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

대안도 분명하다. 코오롱베니트가 제조 자율화와 SAP 전환을 동시에 밀어붙이려면, 첫째 ‘데이터 품질·표준’부터 고객과 계약 단계에서 명확히 정의해 실패 위험을 낮춰야 한다. 둘째, PoC(개념검증) 성과를 실증 지표로 공개해 “어떤 공정에서 무엇이 얼마나 개선됐는가”를 숫자로 보여줘야 한다. 셋째, AI가 개입하는 의사결정의 책임 소재와 보안·규정 준수 체계를 패키지로 제시해 고객 불안을 줄여야 한다.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은 구호보다 실행이 평가 기준이다. 코오롱베니트가 ‘자율제조’와 ‘ERP AI 고도화’라는 두 축을 실제 성과로 연결해, 유통·서비스 중심의 사업을 ‘가치 창출형 전환 파트너’로 증명할 수 있을지 시장의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