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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적 재활용, 폐기물 에너지화의 '마지막 보루'

'열적 재활용(Thermal Recycling)'이 환경 정책의 중요한 축으로 부각되고 있다.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을 고온에서 태워 에너지로 회수하는 방식으로, 단순 소각과는 다르다. 자원을 완전히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형태로 '변환'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순환경제 시대에 피할 수 없는 폐기물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전 세계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 중 하나는 재활용 불가능한 폐기물의 증가다. 복합 소재 제품, 오염된 플라스틱, 의료 폐기물, 방사성 폐기물을 제외한 산업 폐기물 등 물질적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들이 매년 수억톤씩 쌓여간다.
한국의 경우 연간 배출되는 생활 폐기물 약 1,700만톤 중 30% 이상이 재활용 불가능한 상태다. 분리배출 시스템이 아무리 잘 갖춰져 있어도, 기술적 한계나 경제성 문제로 재활용되지 못하는 폐기물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이런 폐기물들이 결국 매립지로 가거나 불법 소각되면서 토양 오염, 대기 오염, 수질 오염을 초래하고 있다.
열적 재활용은 이러한 '재활용할 수 없는' 폐기물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열적 재활용은 여러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소각열 회수(Waste-to-Energy, WtE)다. 폐기물을 고온(약 800~1,200℃)의 소각로에서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발전이나 난방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한 톤의 폐기물에서 약 2.5~3MWh의 전기가 생산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열분해(Pyrolysis)다. 산소 없는 환경에서 고온으로 폐기물을 가열해 분자 구조를 분해한 후 연료유, 가스, 고체연료 등으로 변환한다. 석유화학 원료 회수도 가능해 물질적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세 번째는 가스화(Gasification)다. 제한된 산소 환경에서 폐기물을 고온으로 처리해 가연성 가스(합성가스)를 생성한다. 이 가스는 발전, 난방, 화학 원료 생산에 사용될 수 있다. 네 번째는 연료 제조(Refuse-Derived Fuel, RDF)다. 재활용 불가능한 폐기물을 건조·분쇄·압축해 고형 연료로 만드는 방식이다. 시멘트 공장, 발전소 등에서 화석 연료 대체 에너지로 사용된다.
열적 재활용은 탄소 중립 달성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폐기물을 매립할 경우 메탄가스(CH4) 배출로 인한 온실가스 발생이 심각한데, 열적 재활용은 이를 원천 차단한다. 또한 화석 연료 대체로 인한 탄소 감축 효과도 크다.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의 열적 재활용은 순환경제 달성과 탄소중립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플라스틱 회수율은 약 9%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소각 또는 매립된다. 이 과정에서 매년 수억톤의 CO2가 배출된다. 열적 재활용으로 이들을 에너지로 전환한다면 상당한 탄소 감축이 가능하다.
미래의 순환경제는 물질적 재활용(Material Recycling)과 열적 재활용(Thermal Recycling)이 함께 작동하는 통합 시스템이 될 것이다. 먼저 가능한 한 많은 폐기물을 물질적으로 재활용하고, 그것이 불가능한 부분은 에너지로 회수하는 방식이다. 지구의 유한한 자원과 심각한 환경 문제 앞에서, 우리는 폐기물을 '낭비'에서 '자원'으로 보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열적 재활용은 그 전환의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그리고 환경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