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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식 데이터센터, 기술 혁신의 음지에 드리운 환경 문제

이청원 · 2026.09.15

부유식 데이터센터, 기술 혁신의 음지에 드리운 환경 문제

AI 데이터센터가 바다로 향하고 있다. 전력 부족, 부지 확보 난항, 냉각수 부족 등 육상 데이터센터의 병목을 해결하기 위해 부유식 데이터센터(FDC)와 해저 데이터센터(UDC)라는 새로운 해결책이 등장했다. 삼성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 같은 조선 기업들이 2028년 상업화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나틱 프로젝트'를 통해 해저 데이터센터의 실용성을 입증했다.

기술적으로 보면 부유식 데이터센터는 분명 혁신적이다. 바닷물을 천연 냉각제로 활용하면서 냉각에 필요한 전력과 물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해상풍력이나 파력 발전과 연계하면 송전망 구축 부담도 해소된다. 중국의 해저 데이터센터는 육상 대비 총 에너지 소비를 22.8% 절감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선박을 재활용하면 건설 기간도 3년 단축되고 초기 투자비도 낮아진다.

그러나 이 기술이 가져올 환경 비용은 충분히 평가되지 않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열 오염'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대규모 데이터센터는 주변 지역의 온도를 최대 8.9°C까지 상승시키는 열섬 효과를 유발한다. 이 영향은 전 세계 3억4,000만 명에게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유식 데이터센터가 밀집할 경우 주변 수온이 상승하고 해양 생태계가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해수 생태계는 수온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온도 상승은 산호초 백화, 어류 개체 수 감소, 미생물 군집의 변화를 초래한다. 특히 냉각수로 배출되는 고온의 바닷물은 주변 해역의 산소 농도를 감소시켜 연쇄적인 생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현재 국제 기준이나 안전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전개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또 다른 우려는 해양 오염이다. 염분, 습도, 진동 등 해상 환경이 서버와 장비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은 아직 충분히 실증되지 않았다. 주기적 유지보수와 서버 교체 시 발생하는 폐기물 처리 방식도 불명확하다. 데이터 전송을 위한 광케이블 설치 과정에서 해양 생태계가 교란될 수도 있다.

게다가 부유식 데이터센터의 확산은 기후변화의 악순환을 심화시킬 수 있다. 데이터센터가 발생시킨 추가적 열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면 냉방 수요가 증가하고, 이는 다시 더 많은 에너지 사용과 열 배출로 이어지는 '피드백 구조'를 만든다.

업계와 학계는 자동 인양 시스템, 수온 모니터링 기술, 이동식 지능형 데이터센터 개발 등으로 대응 중이다. 하지만 이런 기술적 해결책도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부유식 데이터센터는 육상의 환경 부담을 단지 바다로 옮기는 것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산업의 성장은 피할 수 없지만, 그 성장이 인류에게 남길 환경 부채를 간과할 수는 없다. 부유식 데이터센터는 기술 혁신이지만, 진정한 해결책이 되려면 해양 생태계 보호와 탄소 중립이라는 원칙이 우선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