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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씨피] ESS 분리막 ‘반등 카드’ 꺼냈지만 적자·가동률 숙제 남았다

조혜영 · 2026.02.19

[더블유씨피] ESS 분리막 ‘반등 카드’ 꺼냈지만 적자·가동률 숙제 남았다

이차전지 분리막 업체 더블유씨피(WCP)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길어지면서 분리막 업황이 흔들리는 가운데, 회사는 상대적으로 수요 변동이 덜한 ESS향 공급을 확대해 2026년 하반기 흑자 전환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최근 분기 적자 규모가 큰 데다 설비 투자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이어져 ‘전략은 맞아도 실행이 어렵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더블유씨피는 2025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271억원, 영업손실 39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전략 고객의 ESS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했고, 미국 고객 대상 맞춤형 전기차 제품을 통한 직접 공급 프로젝트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소형전지 분야는 전방 수요 공백으로 출하가 제한됐고,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도 실적에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회사가 ESS에 방점을 찍는 이유는 명확하다. ESS는 전력회사·프로젝트 발주 중심으로 계약 이행률이 높고, 전기차처럼 수주 변동 폭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더블유씨피는 2026년 매출을 ESS 중심으로 확대하고 국내 공급 확대와 해외 공급 준비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충주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고, 중장기적으로는 유럽 거점 역할을 맡을 헝가리 공장 가동도 추진해 ‘현지 공급’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방향’이 아니라 ‘수익성’이다. 분리막은 기술·품질 장벽이 있지만 고객사 승인과 장기 공급계약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길다. EV향 회복이 지연될 경우 ESS 확대로 물량을 채워도, 가격과 원가 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적자 폭이 줄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도 ESS향 출하 확대에 따른 가동률 회복을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으면서도, 단기간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투자 체력’도 시험대다. 설비 증설과 해외 공장 가동은 미래 수요에 대한 베팅이지만, 수요가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으면 고정비 부담으로 되돌아온다. 더블유씨피가 제시한 하반기 흑자 전환이 현실화되려면 ESS 고객 기반을 넓히고, 미국·유럽 고객 평가를 통과해 공급을 안정적으로 늘리며, 동시에 공장 가동률을 계획대로 끌어올려야 한다.

업계에서는 더블유씨피가 ‘ESS 전환’이라는 흐름을 선점한 점은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단기 실적 부진이 장기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무 부담 관리와 고객 다변화 전략을 더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규제·공급망 재편으로 ‘탈중국’ 수요가 커지는 국면에서 기회가 열려 있는 만큼, 핵심은 기술·품질을 넘어 안정적 수익 구조를 증명하는 데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