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마켓기술을 고객가치로 만드는 미디어

월드클래스기업

[노타]경량화 넘어 상용화로…온디바이스 AI 시장 넓히는 한국 기술기업

조혜영 · 2026.03.13

[노타]경량화 넘어 상용화로…온디바이스 AI 시장 넓히는 한국 기술기업

국내 인공지능 기술기업 노타는 무거운 AI를 가볍고 빠르게 바꾸는 최적화 기술을 앞세워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생성형 AI 경쟁이 거대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전개되는 사이, 노타는 기기 안에서 곧바로 AI를 구동하는 기술에 집중하며 차별화를 꾀해 왔다.

노타는 2015년 설립된 AI 경량화·최적화 기술 전문 기업이다. 회사는 초기 기술 개발 이후 사업 방향을 AI 최적화로 전환했고, 미국 서니베일과 독일 베를린에 거점을 마련하며 해외 사업을 넓혀 왔다. 공식 소개에 따르면 노타는 시드, 프리A, 시리즈A, 시리즈B 투자를 거치며 제품화와 시장 확장 단계를 밟아 왔다.

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은 AI 모델을 실제 하드웨어 환경에 맞게 줄이고 다듬는 데 있다. 성능은 유지하면서 연산량과 메모리 사용을 낮춰 스마트폰, 차량, CCTV, 산업장비 같은 기기에서 AI를 더 효율적으로 구동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노타는 이를 바탕으로 자체 플랫폼 ‘넷츠프레소’를 상용화했고, 다양한 반도체·IT 기업과 협력 관계를 넓혀 왔다.

노타의 사업 확장은 기술 시연에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회사는 도이치텔레콤과 계약을 체결한 바 있고, Arm·르네사스 등과도 플랫폼 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엑시노스 AI 스튜디오에 자사 최적화 기술을 공급하는 계약도 공개했다. 이는 노타가 소프트웨어 기술기업을 넘어 반도체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적용 분야도 넓다. 노타는 산업 안전 감시, 지능형교통체계, 운전자 모니터링, 비전 AI 등 현장형 시장을 주요 무대로 삼고 있다. 최근 뉴스룸 자료를 보면 KBS와 AI 기반 재난 특보 영상 분석 시스템을 구축했고, 도로 돌발상황 검지 기술은 내비게이션 서비스에 적용됐다. 케냐 스마트교차로 사업, 두바이 교통국과의 생성형 AI 협력도 추진하며 해외 공공·도시 인프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타가 주목받는 이유는 AI 산업의 현실적 병목을 겨냥하고 있어서다. 고성능 AI 모델이 쏟아져도 실제 산업 현장에선 전력 소모, 비용, 지연시간, 장비 교체 부담이 도입의 걸림돌이 된다. 노타는 이 문제를 ‘더 큰 모델’이 아니라 ‘더 가벼운 실행’으로 풀려 한다. 최근 업스테이지의 LLM ‘솔라’ 메모리 사용량을 72% 줄였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에 있다.

물론 과제도 분명하다. AI 최적화 시장은 기술 난도가 높지만, 동시에 글로벌 빅테크와 반도체 기업도 빠르게 뛰어드는 분야다. 노타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개별 프로젝트 수주를 넘어 반복 가능한 플랫폼 매출과 안정적 고객 기반을 더 키워야 한다. 최근 회사가 사상 최대 실적과 최근 3년 연평균 성장률 105%를 제시한 것은 이런 시장의 의문에 대한 일종의 답변이다. 다만 상장 추진 이후에도 기술력만큼 수익 구조를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는 남아 있다.

노타는 한국 AI 기업 가운데 드물게 ‘모델 개발’보다 ‘현장 배치’에 초점을 맞춘 회사다. 화려한 구호보다 실제 기기에서 돌아가는 AI를 만들겠다는 점이 이 회사의 정체성이다. AI 산업의 승부가 이제 성능 경쟁에서 배치 경쟁으로 옮겨가는 만큼, 노타의 다음 시험대는 기술의 우수성보다 그 기술을 얼마나 넓고 오래 시장에 심을 수 있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