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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레오]폐방화복의 재탄생, 소방관을 위한 사명으로 일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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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는 화재 신고 번호이자 소방관의 대명사다. 119REO(레오119)는 이 숫자에 'REO(Rescue Each Other·서로가 서로를 구하다)'라는 의미를 담았다. 2018년 7월 이승우 대표가 설립한 119REO는 폐방화복을 업사이클링하여 패션 제품으로 만들고, 판매 수익의 50%를 암 투병 소방관과 공상 불승인 소방관을 지원하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119REO의 출발점은 단순하면서도 의미 있다. 매년 1만 벌의 폐방화복이 버려지는 현실을 목격한 이승우 대표는 "생명을 구한 방화복이 다시 소방관들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소방관이 입는 방화복은 법적으로 3년의 내구연한이 정해져 있고, 내열·내화·내압 특성을 지닌 특수 섬유 아라미드(aramid)로 제작되어 있다. 기존에는 이 소재들이 모두 폐기물로 처리되었다. 119REO는 이를 새로운 자원으로 보고, 가방·지갑·키링·팔찌 등 다양한 패션 액세서리로 탄생시킨 것이다.
제품 제작 과정도 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다. 소방서에서 수거한 폐방화복은 자활센터에서 세탁과 분해를 거친다. 화재 현장의 그을음과 잔재를 걷어내는 과정에서 생명을 구한 기억이 일부 남겨진다. 이후 원단을 수작업으로 봉제하여 완성된 각 제품에는 소방 현장의 스토리가 녹아 있다. 이 과정에서 자활센터의 저소득층 주민들을 위한 일자리도 창출된다.
119REO의 가장 독특한 경영 철학은 영업 이익의 50%를 기부하는 것이다. 이 자금은 공무상 상해를 인정받지 못해 보상받지 못하는 암 투병 소방관, PTSD 치료 소방관, 소방관 가족의 주거 환경 개선 등에 사용된다. 현재까지 약 5000만 원 이상을 10명 이상의 소방관에게 기부했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이승우 대표는 소방관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에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24년 119REO가 내놓은 혁신이 바로 '아라미다스(ARAMIDAS)'다. 이는 폐방화복에서 고기능 섬유인 아라미드를 기계적 리사이클링으로 추출하는 기술이다. 국내 처음으로 방화복 소재를 단섬유로 되돌리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화학 용제를 최소화하여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 2025년에는 기계적 리사이클링 연구를 완료할 예정이며, 재생 아라미드의 질적 향상도 계속 추진 중이다.
더 나아가 119REO는 아라미드 리사이클 팩토리를 개소했다. 연 20톤의 재생 아라미드 PCR-A(Post Consumer Recycling-Aramid)를 생산하며, 2030년까지 100% 리사이클링 원단 제작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패션 제품 제작을 넘어 산업 수준의 기술 혁신을 추구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19REO의 제품은 다양한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초기 가방과 지갑에서 시작해 현재는 키링, 팔찌, 보조배터리 파우치, 그리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의 협업으로 항공사 제품까지 개발했다. 2023년에는 tvN '식스센스 시티투어'에 소개되며 대중적 관심도 높아졌다. 온라인 플랫폼 와디즈를 통한 펀딩도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후원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승우 대표는 "평범한 가방 하나에도 화재 현장을 누빈 스토리가 녹아 있다"고 강조한다. 119REO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소방관을 지원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사회적 실천이다. 소방관이 시민의 생명을 구하듯, 소비자들도 자신의 선택으로 소방관과 지구를 함께 구한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119REO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약 14,827km의 거리를 이동하며 폐방화복을 수거해왔다. 2021년 기준 총 2,400벌을 재활용했고, 2022년에는 약 10톤을 처리했다. 매년 그 규모는 늘어나고 있다.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시작한 119REO는 이제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으며 기업과 정부로부터도 주목받고 있다.
119REO의 목표는 명확하다. 폐기물을 자원으로 변환하고, 그 과정에서 소방관과 사회 취약계층을 돕는 것이다. 아라미다스 기술을 통해 업사이클링의 수준을 높이고,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소방 현장의 폐기물까지 확대하려 한다. "서로가 서로를 구하는" 그 약속처럼, 119REO는 매일 밤낮 없이 두 번째 생명을 부여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