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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마지막 청정지'마저…남극 빙하가 내보내는 독성 수은의 악순환

지구상 가장 청정한 지역으로 불렸던 남극이 기후 온난화로 인한 수은 오염의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수십 년 또는 수백 년간 빙하에 갇혀 있던 수은이 급속도로 방출되면서, 남극 생태계 전체가 독성 물질의 위협에 노출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기후 위기가 단순한 온난화를 넘어 고착된 오염물질까지 깨워내는 새로운 차원의 환경 재앙임을 보여줍니다.
베이징대 도시환경과학대학 연구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기후 온난화와 인간 활동에 따른 수은 배출이 남극반도의 수은 순환 속도를 빠르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남극반도의 온난화 속도가 전 지구 평균의 약 6배에 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기온 상승으로 인해 빙하 융해에 따른 육지의 수은 방출량은 산업화 이전보다 550% 증가했습니다.
빙권, 즉 빙하·눈·해빙·영구동토층 등 지구상의 모든 얼음 지역은 지난 수십 년간 대기 순환을 통해 유입된 오염물질의 '저장고' 역할을 해왔습니다. 장거리를 이동한 수은 등의 오염물질은 고산이나 빙권 지역의 낮은 기온으로 인해 축적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이 저장고가 문을 열고 있습니다. 영구동토층이 녹고 침식이 심해지면 장기간 저장돼 있던 수은이 다시 방출되어 하류로 이동하게 되는 것입니다.
남극이 '마지막 청정지'라는 오명을 벗게 된 것을 보여주는 연구가 또 있습니다. 미국 러트거스대 연구팀은 남극 펭귄의 깃털에서 높은 수은 농도를 발견했습니다. 서남극 앤버스섬 근처에서 채집한 아델리펭귄·젠투펭귄·턱끈펭귄의 깃털을 분석한 결과, 턱끈펭귄의 평균 수은 농도는 0.80±0.20㎍/g이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비교 대상입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해수 속 수은 농도는 0.00000016㎍/g인데, 아델리펭귄의 수은 농도는 이보다 약 56만배에 달합니다. 비록 남극에 수은 오염원이 직접 없어도 대기와 바다를 통해 수은이 이동하여 먹이 사슬을 따라 축적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마카로니펭귄의 경우 평균 5.85㎍/g으로 더욱 높은 농도를 보였습니다.
펭귄 종별로 수은 농도가 다른 이유는 섭식 습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일 년 내내 남극대륙 해역에 머물며 크릴을 먹는 아델리펭귄의 수은 농도가 낮은 반면, 번식기가 아닐 때 보다 온난한 남대서양으로 이동하는 턱끈펭귄과 젠투펭귄은 수은 농도가 더 높습니다. 특히 남극해의 차가운 해류와 대서양의 따뜻한 해류가 만나는 '남극 수렴대' 지역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마카로니펭귄이 가장 높은 수은 농도를 보였습니다.
이는 인간이 뿌린 오염물질이 1960년대 살충제처럼 예상치 못한 지역까지 도달한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고등 포식자인 펭귄에 축적된 수은의 양은 하층 먹이사슬에 있던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생물농축 현상이 남극에서도 진행 중이라는 뜻입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전망은 남극 빙권이 더 이상 오염물질의 '저장고'가 아니라 '배출원'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온난화로 인한 지속적인 빙하 융해는 오랫동안 갇혀 있던 수은을 계속 방출할 것입니다.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이 수은은 먹이사슬을 타고 농축되어, 결국 인간의 식탁까지 도달할 위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