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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3파전에 '벼랑 끝' 동네 헬스장…올해 폐업 590곳, 벌써 작년 넘었다

정원연 · 2026.10.30

비만약 3파전에 '벼랑 끝' 동네 헬스장…올해 폐업 590곳, 벌써 작년 넘었다

동네 헬스장의 수요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과 러닝 열풍에 고객을 빼앗긴 데 이어, 위고비·마운자로 등 비만 치료제가 잇따라 나오면서 헬스장의 핵심 수익원이던 '다이어트 수요'가 의약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행정안전부 생활 체력단련장업 인허가 현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폐업한 전국 헬스장은 590곳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폐업 수(577곳)를 넘어섰다. 지난해 기록은 1990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다였고, 코로나19로 영업이 제한됐던 2020년(432곳)보다도 많았다. 국세청 100대 생활업종 통계에서도 헬스클럽 사업자는 1년 전보다 줄었다.

가장 큰 변수는 비만 치료제다. 마운자로는 출시 후 1년 동안 처방이 223만 건을 넘었고, 처방받은 사람의 65%가 헬스장 핵심 고객층인 30~40대였다. 여기에 국산 비만치료제 비용이 위고비·마운자로보다 쌀 것으로 예상된다. 회당 개인 트레이닝(PT)을 주 2회 받으면 한 달에 50만원 안팎이 든다. 더 싼 약이 나올수록 헬스장을 약으로 대체하려는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헬스장의 비용 구조도 약점이다. 넓은 임대 면적, 기구 투자, 트레이너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회원이 조금만 줄어도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다. 서울 용산구의 한 헬스장 운영자는 "올해 9월까지 매출이 작년보다 30% 넘게 줄었다"고 말했다. 관리비 수준으로 쓸 수 있는 아파트 커뮤니티 헬스장이 단순히 운동할 공간을 찾는 수요를 흡수하면서, 가격을 내려 대응할 여지도 좁아졌다.

폐업이 늘면서 소비자 피해도 커지고 있다. 헬스장·필라테스·요가 관련 피해구제 접수는 2021년 3244건에서 지난해 4328건으로 늘었다. 국회에서는 선불 이용료를 받는 사업자에게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앞으로 헬스장 업계가 근력·체중 감량 중심 헬스장과, 비만약 처방 뒤 건강관리에 중점을 둔 헬스장으로 나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