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기회
취업 준비에 월 58만원… 청년 구직 비용, 결국 '부모 지갑'이 메운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 10명 중 7명이 비용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한 달 평균 58만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9~34세 구직 청년 1000명을 조사한 '구직 청년 취업 준비 비용 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습니다. 응답자의 69.3%가 취업 준비 비용이 부담된다고 답했고,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은 7.3%에 그쳤습니다.
경제적으로 눈여겨볼 대목은 준비 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용이 불어난다는 점입니다. 월평균 비용은 6개월 미만 56만원, 1년 6개월~2년 미만 67만원, 3년 이상 80만원이었습니다. 연간으로 따지면 평균 약 700만원이고, 장기 준비생은 약 960만원으로 1000만원에 가깝습니다. 취업이 늦어지면 소득이 없는 기간이 길어지는 데다, 준비 비용까지 쌓이는 이중 부담을 지게 되는 셈입니다.
목표가 높을수록 비용도 커졌습니다. 대기업 취업 희망자의 월평균 비용은 70만원으로 중견기업(63만원), 중소기업(59만원) 희망자보다 많았습니다. 전공별로는 교육·의약·보건계열이 7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인문·사회계열은 52만원이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임금 격차가 큰 노동시장 구조가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준비 경쟁과 비용 지출을 키운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출 항목은 자격증·어학시험 응시료(30.7%)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교육비(22.6%), 교재·학습자료 구입비(16.1%), 교통비(12.4%), 스터디카페 등 공간 이용료(7.3%) 순이었습니다. 스펙 경쟁이 사실상 '응시료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비용을 누가 대는지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구직 청년의 70.8%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전체 청년의 부모 동거 비율(54.4%)보다 16.4%포인트 높습니다. 비용 마련 방법도 부모·가족 지원(32.8%)이 가장 많았고, 아르바이트 소득(29.5%)과 본인 저축(27.3%)이 뒤를 이었습니다. 정부·지자체 지원금은 7.9%에 불과했습니다. 취업 준비 비용이 가계로 넘어가면 부모 세대의 노후 대비 여력과 소비가 줄어듭니다. 또 가정의 경제력에 따라 준비 기회가 달라지는 '출발선 격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가장 원하는 지원은 시험 응시료 지원(25.9%)이었습니다. 주거비 지원(16.7%)과 취업 준비 전반에 쓸 수 있는 이용권 지급(16.1%)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특히 저소득층 청년의 부담을 덜기 위해 시험 응시료와 교육 수강료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비용 지원과 함께 구조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구직 기간이 길어지는 것 자체가 인적자본이 쓰이지 못하고 노동 투입이 줄어드는 경제적 손실이라는 것입니다. 기업의 수시·경력 채용 확대와 임금 격차가 맞물려 진입 문턱이 높아진 만큼, 청년의 첫 일자리 진입을 앞당기는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는 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