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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학습노트-베트남법체계(12)

송덕호 · 2026.10.26

베트남학습노트-베트남법체계(12)

베트남 법은 여러 외국 법문화가 겹겹이 쌓인 '다층적 복합체'입니다. 전통 시기에는 중국의 유교적 율령을 받아들였고, 그 흔적이 지금도 가족법 관습에 남아 있습니다. 프랑스 식민기에는 나폴레옹 법전식 성문법과 근대 사법제도가 들어왔습니다. 독립과 통일 후에는 소련식 사회주의 법체계(민주집중제, 인민검찰원)가 도입되면서 사유재산과 계약의 자유가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1986년 도이모이 이후에는 프랑스와 협력해 대륙법식 민법전(1995년 제정, 2005·2015년 개정)을 만들었고, WTO 가입과 FTA를 거치며 영미식 상사규범도 받아들였습니다.

헌법상 '사회주의 법치국가'로, 형식은 대륙법식 성문법이지만 작동 원리는 사회주의적입니다. 공산당이 법 위에서 유일하게 지도하고(헌법 제4조), 삼권분립을 부정해 국회가 행정부와 사법부를 선출·감독합니다. 법원(法源)은 헌법, 법률, 법령, 시행령, 시행규칙, 지방법규 순으로 위계가 정해져 있습니다. 상위 법률은 선언적인 경우가 많아 실무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좌우합니다. 2015년부터는 판례(Án lệ) 제도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유권 소유권은 점유·사용·처분권으로 이루어지며 전 인민 소유, 공동 소유, 사적 소유로 나뉩니다. 토지는 전 인민 소유라서 사유할 수 없고, 개인과 기업은 국가에서 할당·임대받은 '토지사용권'(핑크북)을 가집니다. 토지사용권은 양도, 상속, 담보 제공이 가능해 실질적으로 소유권에 가깝습니다. 건물은 완전한 사적 소유가 인정되지만, 국가가 공익 목적으로 토지를 회수할 수 있어 수용 보상이 가장 민감한 쟁점입니다.

기업 관련 법률 기업법(2020)은 설립 절차를 간소화하고 온라인 등록과 복수 법정대표자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투자법(2020)은 네거티브 방식을 택해 8개 금지 분야 외에는 투자를 허용하되, 약 220여 개 조건부 업종을 두고 첨단·재생에너지 분야에 인센티브를 줍니다. 상법(2005)은 상행위 전반과 VIAC 중재를 다룹니다. 노동법(2019)은 독립 노동자 대표조직의 설립 근거를 처음 마련했고, 정년을 남성 62세·여성 60세로 단계적으로 늦춥니다. 다만 법률 간 충돌, 자의적 해석, 복잡한 인허가는 여전히 실무상 위험 요소입니다.

한·베 주식회사 비교 한국은 1인 설립이 가능하고 최저자본금도 없습니다. 반면 베트남은 주주가 최소 3인 이상이어야 하고, 기업등록증(ERC) 발급 후 90일 안에 출자를 마쳐야 합니다. 지배구조는 한국이 단일 모델인 데 비해, 베트남은 감사위원회 모델과 독립이사(20% 이상) 모델 중 고를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법정대표자를 여러 명 둘 수 있지만 최소 1인은 국내에 거주해야 합니다. 비상장사도 회사채를 자유롭게 발행할 수 있고 의결권 우대주도 인정됩니다. 정리하면 베트남은 진입 장벽은 높지만 지배구조 선택은 더 유연합니다.

송덕호

본 내용은 저자의 허락으로 오이마켓 편집국이 축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