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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랍 속 텀블러’ 공공순환 실험…기부하면 커피쿠폰 준다

이청원 · 2026.01.08

서울시, ‘서랍 속 텀블러’ 공공순환 실험…기부하면 커피쿠폰 준다

서울시가 과잉 보급된 텀블러를 ‘다시 쓰게 만드는’ 공공사업을 시작한다. 친환경 굿즈와 사은품으로 텀블러가 쏟아졌지만 재사용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텀블러 기부·재사용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기부자에게 텀블러 1개당 커피 교환권을 제공하기로 했다.

사업은 다음 달까지 서울시청 내 카페와 주요 거점 등 3개소에 전용 수거함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출발한다. 우선 시청사 근무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하반기부터 시민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울시는 고급 소재로 만든 텀블러가 그대로 폐기될 경우 환경 부담이 커지고, 공공 영역에선 회수·재활용 시스템 부재로 처리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들어 ‘수거→세척·검수→재기부’로 이어지는 공공 선순환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부 대상은 뚜껑이 있는 스테인리스 또는 복합 소재 텀블러로 한정한다. 오염·변색·파손 등 위생 문제가 있거나 도자기·유리처럼 파손 위험이 큰 제품은 제외한다. 수거된 텀블러는 세척과 상태 점검을 거쳐 재사용 가능 여부를 가린 뒤, ‘서울마이소울’과 ‘해치프렌즈’ 등 시 브랜드 요소로 새 디자인을 입혀 폐지 줍는 어르신이나 ‘온기창고’ 등 필요한 곳에 재기부할 계획이다.

서울시가 이 사업에 나선 배경은 텀블러 ‘보급’이 곧 친환경이라는 통념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2025년 ‘텀블러 사용 실태 조사’에서 응답자의 76.7%가 텀블러를 보유하고, 이 가운데 84%가 2개 이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일상적으로 쓰는 텀블러가 1개라는 응답은 40.4%에 그쳤다. 수량은 늘었지만 사용은 분산되고, 방치된 텀블러가 ‘예쁜 쓰레기’로 남는 구조가 확인된 셈이다.

다만 커피 교환권 같은 인센티브만으로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긴 어렵다. 기부 물량이 늘면 세척·검수·재디자인 비용이 커지고, 품질 기준이 느슨해지면 위생 논란이 사업 자체를 흔들 수 있다. 서울시는 시범사업 단계부터 ①수거량 대비 실제 재기부율 ②세척·검수 불합격률 ③재기부처 만족도 ④단가(개당 처리비용)와 탄소저감 추정치 같은 성과 지표를 공개해야 한다. ‘친환경’ 이름으로 반복되는 굿즈 제작 관행을 바꾸려면, 공공·민간 행사에서 신규 텀블러 제작을 줄이고 ‘보증금 기반 다회용컵’이나 ‘개인컵 할인·포인트’ 같은 사용 중심 정책으로 무게추를 옮기는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