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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에너지, 따로 놀면 기후대응 못 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 ‘융합’ 드라이브

이청원 · 2026.03.03

“물과 에너지, 따로 놀면 기후대응 못 한다”…기후에너지환경부 ‘융합’ 드라이브

“물과 에너지를 묶어야 기후위기 대응이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물 정책과 에너지 정책을 결합하는 ‘물-에너지 융합’ 기조를 공식화했다. 물 공급·하수처리·댐 운영 같은 물 인프라는 막대한 전력을 쓰고, 반대로 에너지 전환은 냉각수·공업용수 등 물 수요를 키운다. 정부는 두 영역을 하나의 정책 축으로 설계해 탄소 감축과 신산업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5일 ‘물-에너지 융합 포럼’ 출범을 알리며 물과 에너지가 결합된 정책 모델을 지속 발굴하고 공공기관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물 부문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거나, 에너지 시설에서 물 사용을 최적화하는 형태의 ‘교차 해법’을 정책 패키지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예시로 거론한 방향은 ‘인프라 운영의 전력구조’부터 손보는 쪽에 가깝다. 하수처리장·정수장 등 물 기반시설은 전력비 부담이 커 전력자립(태양광·바이오가스 등)과 공정 효율화가 곧바로 비용 절감과 탄소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데이터센터 등 전력다소비 산업의 냉각·용수 문제도 물-에너지 연계 의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환경·경제 측면에서 이 접근은 ‘한 번의 투자로 두 개의 성과’를 노린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물 산업은 펌프·송수·처리 공정 전반이 전기 의존도가 높고, 탄소중립이 본격화할수록 공공 인프라의 전력 효율 개선은 감축 실적의 단단한 기반이 된다. 동시에 물 수요가 큰 산업의 효율화는 전력피크와 지역 물 스트레스를 함께 낮출 수 있다.

다만 ‘통합’은 구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첫째, 물과 에너지는 요금·규제·투자 재원이 서로 다른 체계로 굳어져 있다. 물-에너지 융합이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지자체·공기업·민간사업자 간 비용과 이익을 나누는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 둘째, 융합사업이 탄소감축을 실제로 늘리는지 검증하는 MRV(측정·보고·검증)가 따라붙지 않으면 ‘신산업’ 명분만 커질 수 있다. 셋째, 물 인프라에 에너지 설비를 얹는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과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면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대안은 분명하다. 포럼 중심의 ‘아이디어 발굴’에 그치지 말고, ▲정수장·하수처리장 전력자립률과 온실가스 감축을 묶은 국가 KPI 설정 ▲물·전력 요금체계와 연동한 인센티브(절감분 공유) ▲데이터센터·산단의 물 사용 효율 기준 강화 ▲사업별 환경성 검증과 주민 공개를 제도화해야 한다. 그래야 “물과 에너지를 더해 국민 삶을 이롭게 하겠다”는 정부의 메시지가 구체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