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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비 증액이 지구를 위협한다: 군사비 지출 증가에 따른 탄소배출 위기

이청원 · 2026.04.28

국방비 증액이 지구를 위협한다: 군사비 지출 증가에 따른 탄소배출 위기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기후변화 대응이 국방비라는 새로운 장애물에 부딪혔다. 전 세계적으로 군사비 지출이 급증하면서 군사활동으로 인한 탄소배출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사회의 기후목표 달성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최근 급증하는 군사비 지출이 오히려 기후 붕괴를 가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4위 배출국 수준...숨겨진 탄소발자국

영국의 분쟁과 환경 관측소 등 국제 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전 세계 군사부문은 연간 27억 5천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인류 배출량의 약 5.5%를 차지하는 규모다. 군사부문을 하나의 국가로 간주할 경우, 중국, 미국, 인도에 이어 세계 4위의 배출국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부문의 탄소배출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1997년 교토의정서와 2015년 파리협정에서는 군사부문 배출량 보고를 각국의 '자발적 선택사항'으로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한국, 실제 배출량의 80% 이상이 공개되지 않아

한국은 476억 달러를 군사비로 지출하는 세계 11위 군사대국이면서도 군사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고 있다. 국방부에 보고한 배출량은 약 292만 톤이지만, 평화운동단체 전쟁없는세상이 추산한 실제 탄소발자국은 공급망 배출까지 포함하면 최소 1,460만 톤으로 추정된다. 국방부는 '국가안보' 사유로 배출량을 비공개하고 있다.

전투기 한 대, 영국 차량 600만 대와 같은 배출량

군사활동의 주범은 연료를 많이 사용하는 중화기 체계다. 2022년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미 공군의 F-35 전투기는 100해리 비행 시 영국의 가솔린 차량이 1년간 배출하는 양과 동일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매년 미군의 제트 연료유 사용만으로도 미국 승용차 600만 대에 맞먹는 배출량이 발생한다.

전 세계 군사비 급증, 탄소배출 동시 증가

지난해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2조7000억 달러에 달해 전년 대비 9.4% 증가했으며, 이는 냉전 종식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NATO는 회원국들이 2035년까지 국방 지출을 GDP의 2%에서 5%로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1~2023년 기준 NATO 회원국들의 총 군사 탄소 발자국은 3000만 톤 늘어났으며, 이는 도로 위에 자동차 800만 대 이상이 늘어나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의 탄소 비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첫 2년 동안 온실가스 약 1억7500만 톤이 배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가자 전쟁에서 직접적인 군사 활동으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약 190만 톤으로, 36개 국가의 연간 배출량보다 많다.

기후자금의 30배를 군사비에 지출

기후 위협은 탄소배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방비 지출의 증가가 기후변화 대응 자금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부유한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후 금융 지원보다 군사비에 30배나 더 많은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파나마의 기후변화 특별대표는 COP29에서 "서로 죽이는 데 2조5000억 달러를 쓸 수 있다면 생명을 구하는 데 1조 달러만 쓰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 이산화탄소·군사비 동시 세계 10위...기후대응은 60위

한국은 탄소배출량과 군사비 지출 모두 세계 10위인 반면, 2022 기후변화대응지수에서는 최하위권인 60위를 기록했다. 누적배출량 상위 20위에 속하면서도 개발도상국 지원은 미흡한 상황이다. 반면 한국의 방산수출은 2022년 170억 달러의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투명성 강화와 구조적 전환 필요

전문가들은 군사부문의 탄소배출을 줄일 저탄소 기술이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평화운동단체들은 포괄적인 배출량 집계 체계 구축, 2030년까지의 구체적 감축 목표 설정, 국방비 삭감을 통한 구조적 해결을 제시했다. 현재의 방향을 유지한다면 인류는 안보와 기후 위기 속에서 동시에 발목을 잡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