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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예방이 동시에"…대장내시경 국가검진 시대 열린다

박윤석 VP · 2026.09.14

"검사와 예방이 동시에"…대장내시경 국가검진 시대 열린다

정부의 대장암 검진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뀐다. 기존 분변잠혈검사 중심에서 대장내시경 중심으로 전환하는 이번 결정은 단순한 검사 방식 변경을 넘어 의료기기 시장 전체를 재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4일 국가암관리위원회를 열고 2028년부터 대장암 검진 대상 연령을 기존 50세에서 45세로 낮추고, 검사 방식을 대장내시경으로 바꾸기로 의결했다.

현재 국가 대장암 검진 체계는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연 1회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양성 판정 시에만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되어 있다. 이 방식은 수십 년 동안 대장암 발견율을 높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점을 드러냈다. 분변잠혈검사의 정확도가 낮아 실제 대장암이나 선종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한대장항문학회 관계자는 "분변잠혈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는데도 실제로는 암이나 용종이 있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정책 전환의 근거로는 2019년부터 시행된 정부의 '대장내시경 시범사업' 결과가 제시된다. 시범사업을 통해 대장내시경의 높은 수검자 만족도와 암·용종 발견율이 확인되면서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국립암센터 2024년 조사에 따르면 대장암 검진 대상자 중 66.2%가 검진 방법으로 대장내시경을 선호하며, 분변잠혈검사(33.8%)를 두 배 이상 앞질렀다.

2028년부터는 45~74세 모든 성인이 처음부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게 된다. 검사 주기도 기존 분변잠혈검사의 1년 간격에서 10년 간격으로 변경되어, 해당 연령대 동안 총 3차례의 국가 지원 내시경 검사를 받게 된다. 이는 국민 입장에서는 더 정확한 진단을 더 큰 간격으로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가장 큰 장점은 진단과 예방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대장내시경은 분변잠혈검사와 달리 대장암의 '씨앗'이 되는 용종을 직접 발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발견 즉시 용종을 제거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대장암 발생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전문 학회는 안전성을 위해 숙련된 전문의에 의한 검사를 강조하고 있으며, 합병증 예방을 위한 대장내시경 거점병원 구축을 제안하고 있다.

이번 정책 변화는 내시경 산업에 역사적 기회를 가져다줄 것으로 평가된다. 2002년 국가암검진에 위내시경이 도입된 이후 유사한 파급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시 위내시경은 위암 검진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며 의료기관의 장비 도입을 촉발했고, 이를 기반으로 내시경 시술기구 시장이 동반 성장했다.

세계 대장내시경 검사 시장은 연평균 8% 성장률로 2025년 161억 달러에서 2034년 36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다. 대장내시경이 국가 표준으로 확정되면 의료기관의 노후 장비 교체, 최신 진단·치료 장비 확충이 가속화될 것이며, 진단과 치료에 쓰이는 나이프, 조직 채취용 스네어, 올가미 등 시술기구의 반복적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