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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후 은행권의 수신 경쟁 심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예금 유입 구조 변화

정원연 · 2026.09.16

기준금리 인상 후 은행권의 수신 경쟁 심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예금 유입 구조 변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파장을 미치고 있다. 7월부터 9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를 인상한 기준금리 결정은 시장금리를 연쇄적으로 끌어올렸고, 이는 은행권의 예금금리 책정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수신 경쟁이 급속도로 심화되는 가운데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들이 연 3%대 중반 수준까지 금리를 제시하며 고객 확보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실제로 은행들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우리은행은 '원플러스 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3.4%로 인상했고,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0.2%포인트씩 올리며 뒤따랐다. 하나은행은 7월에 0.3%포인트 올린 데 이어 추가로 인상하는 등 금리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기관 간의 금리 차이가 불과 0.1~0.2%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지면서 치열한 수신 경쟁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수신 경쟁의 백그라운드에는 경제 구조의 변화가 있다. 기준금리 인상 이전 가계는 저금리 환경에서 대출을 통해 주식투자에 나섰다. 이른바 '빚투' 현상이 극심했던 것이다. 그러나 금리가 상승하자 예금 수익률이 이전의 투자 기대수익률과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왔다. 연 3% 이상의 확정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불확실한 주식시장보다 매력적인 안전자산이 되었다.

실제 데이터는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은행 수신은 7월 30조원 감소에서 8월 1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특히 정기예금은 8월 한 달 동안 20조3000억원이 순증가했으며,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9월 초 처음으로 천조원 규모를 돌파했다. 이는 단순한 금리 경쟁을 넘어 경제 주체들의 자산배분 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금융기관 입장에서 수신 확보는 중요한 과제다. 높아진 금리 환경에서도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대출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동시에 증시의 약세는 증권사 등 타 금융기관의 위협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증시 거래대금이 6월 대비 절반 이하로 급락하고 투자자 예탁금이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도 은행권의 수신 증가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신 경쟁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기준금리 결정 추이와 경제 펀더멘털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고 인하 기조로 전환되는 순간, 현재의 금리 경쟁은 상당히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기관들은 중장기 경쟁력을 고려하면서도 단기 수익성을 확보해야 하는 균형감각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