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마켓기술을 고객가치로 만드는 미디어

비즈니스 기회

반도체 초호황이 국가 세입 구조 변혁... 법인세 사상 처음 200조원 돌파

박윤석 VP · 2026.09.16

반도체 초호황이 국가 세입 구조 변혁... 법인세 사상 처음 200조원 돌파

한국의 재정 수입 구조에 획기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초수요에 힘입어 내년도 법인세 수입이 역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재정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2027년 법인세 수입은 216조7000억원으로 예측되며, 이는 같은 해 소득세 수입 전망치인 180조원을 크게 상회한다. 법인세가 소득세를 추월하는 것은 2012년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두 회사가 납부한 법인세는 11조원을 돌파했으며,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삼성전자는 256%, SK하이닉스는 135% 급증했다. 반도체 산업의 '슈퍼사이클'이 국가 세입 전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법인세 수입의 변동성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 순환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2022년 103조6000억원의 정점에서 반도체 불황이 시작되자 2024년에는 62조5000억원까지 급락했다. 예상을 크게 벗어난 이 같은 세수 결손은 정부의 재정 계획에 적지 않은 차질을 가져왔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수요의 폭발적 증가로 반도체 경기가 급반전되면서 올해 101조3000억원에서 내년에는 2배 이상 증가한 216조7000억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대비되는 것이 소득세의 특징이다. 소득세는 물가 상승, 근로자 수 증가, 자산가격 상승 등 경제 기본 구조의 점진적 개선을 반영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증가세를 유지해왔다. 2021년 100조원대에 진입한 후 계속 상승하여 내년 180조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한편 부가가치세는 법인세의 급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순위가 내려가 91조4000억원 수준의 수입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법인세 호황은 국가 재정의 불안정성을 동시에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반도체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와 소수 대기업으로 집중된 이익 구조는 경기 변동성이 심할 때 국가 세입 전체를 크게 출렁이게 만든다. 반도체 경기가 다시 둔화되면 세수 결손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여 이 같은 세수 변동성에 대응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호황기의 초과 세수를 적립하여 불황기의 재정 충격을 완화하고, 장기적 투자 계획의 연속성을 보장하려는 취지다.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진은 "이번 세수 증가는 규모와 불확실성 모두 통상적 범주를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여러 해에 걸친 계획된 투자를 세수 변동으로부터 보호하고 위기 상황에서의 국채 발행 급증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초호황은 국가 세입을 크게 늘렸지만, 동시에 그 안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다각화와 함께 재정 운용 체계의 혁신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