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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K-선크림 사재기’ 확산…관세 불안·SNS 유행이 품절을 키웠다

정원연 · 2026.02.11

미국서 ‘K-선크림 사재기’ 확산…관세 불안·SNS 유행이 품절을 키웠다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산 선크림을 “지금 아니면 못 산다”며 대량 구매에 나서면서 K-선크림이 사실상 ‘사재기 품목’으로 굳어지고 있다. 틱톡과 레딧 등에서 특정 제품이 연쇄적으로 화제가 되자 재고가 빠르게 소진됐고, 관세·통상 변수까지 겹치며 불안 심리가 구매를 더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에서 수요가 늘어난 품목을 다룬 기사에서 한국 선크림을 포함했고,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패닉 바잉(panic buying)”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사용감이 가볍고 메이크업과의 궁합이 좋다는 평가가 확산되면서 기존 미국산 자외선차단제에 대한 불만과 비교 소비가 이어졌다는 내용도 나왔다.

국내에서도 ‘사재기’ 현상이 관세 이슈와 맞물려 확산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서울경제는 미국에서 상호관세 적용 발표 이후 한국산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소비자의 선제 구매를 자극했고, 그 과정에서 인기 제품의 품절이 반복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열풍의 배경에는 제도 공백도 자리한다. 해외 보도에서는 한국 선크림의 ‘포뮬러(제형)’와 미국 내 자외선차단제 규제 체계 차이, 일부 소비자 커뮤니티에서의 성분 추측이 불안 심리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장의 기대가 커질수록 “어느 성분이 합법이냐, 어느 유통이 정품이냐” 같은 논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업계는 이 현상을 단순 유행으로만 볼 게 아니라 구조적 수요로 전환할지 시험대에 올랐다고 본다. 수요 급증기에 물량을 공격적으로 늘리면 단기 매출은 커지지만, 위조품·병행수입 난립과 품질 관리 리스크가 커진다. 반대로 공급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면 품절이 상시화돼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브랜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해법은 분명하다. 첫째, 기업은 미국 판매 물량과 유통 채널을 투명하게 공개해 ‘사재기 심리’를 부추기는 정보 공백을 줄여야 한다. 둘째, 통상 변수에 대비해 포장·원부자재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가격 변동을 흡수할 완충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정부와 업계는 자외선차단제 성분 규제와 표시·광고 기준의 국제 정합성을 높이는 협력 창구를 가동해 불필요한 불안과 루머가 시장을 흔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재기는 인기의 증거지만, 시장 신뢰가 무너지면 열풍은 한순간에 역풍으로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