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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숲 결혼식’ 2026년 확대…친환경 실험, 보전 원칙부터 세워야

이청원 · 2026.03.06

국립공원 ‘숲 결혼식’ 2026년 확대…친환경 실험, 보전 원칙부터 세워야

국립공원공단이 ‘2026년 국립공원 숲 결혼식 지원’ 서비스를 추진하면서, 고비용 예식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친환경 결혼 문화를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신청은 3월 16일부터 선착순 50쌍을 모집하며, 선정되면 국립공원 야외 결혼식장 무료 이용을 포함해 공간 연출, 의상, 본식 촬영 등 예식 운영 전반을 무상 지원받는다. 예비부부는 식대와 답례품처럼 선택 비용만 준비하면 된다는 설명이다.

환경 측면에서 이 사업은 ‘웨딩 산업의 과잉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공공 실험으로 평가된다. 예식장 대관, 과도한 장식, 단발성 설치물로 대표되는 고탄소 소비를 낮추고, 자연 속 간소한 예식으로 전환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공단도 고비용 예식 문제를 완화하고 친환경 결혼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를 공식화했다.

다만 국립공원은 ‘행사장’이 아니라 보호구역이다. 결혼식이 늘수록 탐방 압력은 커진다. 하객 이동이 늘면 차량 혼잡과 배출이 증가하고, 야외 예식 특성상 소음과 조명, 일시적 인파 집중이 야생동물과 서식지에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공공 서비스’라는 명분이 보전 원칙을 앞서면 정책 신뢰가 흔들릴 위험도 있다. 사업이 지속가능하려면 “얼마나 싸게 결혼하나”만이 아니라 “자연 훼손을 0에 가깝게 만들었나”가 핵심 지표가 돼야 한다.

환경성과를 담보할 현실적 대안도 분명하다. 첫째, 예식장별 수용 한계(하객 상한, 동선, 시간대)를 ‘생태 기준’으로 공개하고, 번식기 등 민감 시기에는 운영을 제한해야 한다. 둘째, 모든 예식에 일회용품 최소화 원칙을 의무화하고, 꽃장식은 생태계 교란 우려가 있는 외래종 반입을 차단하는 조항이 필요하다. 셋째, 하객 이동에서 배출이 가장 크기 때문에 대중교통·셔틀 연계, 차량 진입 최소화 같은 교통 대책을 기본값으로 설계해야 한다. 넷째, 예식 후 즉시 원상복구를 넘어 ‘쓰레기 0에 가까운 운영’이 이행됐는지 현장 점검과 위반 시 불이익을 명확히 해야 한다.

국립공원공단은 올해 주요 거점에 예식장을 마련해 전국 여러 시설에서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공단이 ‘숲 결혼식’을 자연 복지로 확장하려면, 운영 성과를 비용 절감이나 만족도에만 두지 말고 쓰레기 발생량, 차량 진입 대수, 소음 민원, 서식지 영향 점검 같은 환경 지표를 매년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숲 결혼식이 “자연을 빌려 쓰는 이벤트”가 아니라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새로운 의식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