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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열 ‘재생에너지’ 공식 편입…정부, 전기난방 히트펌프 보급 드라이브

정부가 공기 중 열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공식 인정하면서, 전기로 난방을 하는 히트펌프 보급 확대 정책이 급물살을 탔다. ‘공기열’이 재생에너지 범주에 들어오면서 그동안 지열·수열 중심이던 제도 틀을 넘어, 난방 부문의 전기화 전환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월 4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업계 간담회를 열고 ‘난방의 전기화’ 추진 방향과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삼성전자, LG전자, 경동나비엔 등 제조사와 설치기업, 축열조 제조사, 가상발전소(VPP) 사업자 등이 참석한다.
이번 조치는 전날(3월 3일) 국무회의에서 ‘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데 따른 후속 행보다. 공기열은 대기 중 미활용열을 히트펌프로 흡수해 냉난방에 쓰는 에너지로, 정부는 이를 재생에너지로 분류함으로써 공기열 히트펌프 확산을 위한 제도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를 ‘난방 전기화 원년’으로 삼고 보급 지원도 확대한다. 기후부는 국비 144억5천만원을 투입해 단독주택 등에 공기열 히트펌프 설치비의 70%(국비 40%, 지방비 30%)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초기 비용 부담이 큰 히트펌프의 진입 장벽을 보조금으로 낮춰 보급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정책의 큰 방향은 이미 제시된 바 있다. 정부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기후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 보급, 온실가스 518만 톤 감축을 목표로 ‘히트펌프 보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으며, 도시가스 미보급 지역과 사회복지시설, 시설재배농가, 공공시설 등을 중심으로 단계적 확대를 예고했다.
다만 공기열의 재생에너지 편입을 둘러싼 논쟁도 만만치 않다. 국민참여입법센터 의견에는 “전기 기반 장치를 재생에너지로 분류하는 것은 제도 취지와 어긋난다”, “보조금이 특정 기업에 쏠릴 수 있다”는 취지의 반대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업계 전문 매체에서도 국내 기후·주거 여건에서 난방성능 검증, 전력 구조와 산업 생태계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겨울철 전력피크다. 난방 수요가 전기로 이동하면 전력계통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둘째, ‘재생에너지’ 분류의 엄밀성이다. 히트펌프는 전기를 투입해 주변 열을 끌어오는 고효율 장치지만, 그 전기가 화석연료 기반이면 탄소 감축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보급 드라이브만큼 정교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우선 지원 요건에 최소 성능(COP 등)과 저온 환경 성능 기준을 엄격히 걸어 ‘효율 좋은 설비’만 시장에 남게 해야 한다. 전력피크를 줄이기 위해 시간대별 요금제, 수요반응(DR), 축열조 결합형 설비에 대한 인센티브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 보조금이 대기업 중심으로 쏠린다는 우려를 줄이려면 중소 설치·부품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표준화·인증·금융지원 트랙을 분리해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방식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건물 단열·창호 개선 같은 ‘수요 자체를 줄이는 투자’와 패키지로 지원을 묶어야 전기화가 곧바로 전력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정부가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공식 인정한 이상, 정책 성패는 “얼마나 많이 깔았나”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정하게, 전력·탄소 시스템과 정합적으로 깔았나”에 달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