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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X

속 결혼식 확산…친환경 트렌드인가, 또 다른 환경 부담인가

이청원 · 2026.04.02

속 결혼식 확산…친환경 트렌드인가, 또 다른 환경 부담인가

최근 숲속에서 진행되는 이른바 ‘숲결혼식’이 확산하며 친환경 문화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 환경 효과를 둘러싼 논란도 함께 커지고 있다.

숲결혼식은 자연 속에서 간소하게 예식을 치르는 방식이다. 호텔이나 예식장을 벗어나 공원, 숲, 산림 공간에서 진행된다. 화려한 장식 대신 자연 경관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린웨딩’으로 불린다.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뚜렷하다.

표면적으로는 환경 친화적이다. 실내 장식물 사용이 줄고 음식 낭비를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 일부 커플은 플라스틱 대신 다회용 식기를 사용한다. 꽃 장식도 제철 식물로 대체한다. 전통 예식 대비 폐기물 발생량이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다른 문제가 드러난다. 숲과 공원은 본래 예식 공간이 아니다. 대규모 인원이 유입되면 식생 훼손과 토양 압박이 발생한다. 잔디와 뿌리층이 손상되면 복원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일부 지역에서는 야생동물 서식지 교란 사례도 보고된다.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도 변수다. 도심을 벗어난 장소 특성상 하객 이동 거리가 길어진다. 차량 이용이 늘며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한다. 친환경을 표방한 행사라도 전체 탄소 발자국은 줄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회용품 문제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간소화를 내세우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포장재와 disposable 용품이 사용된다. 특히 외부 케이터링 서비스 이용 시 폐기물 관리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제도적 기준 부재도 문제로 꼽힌다. 현재 숲결혼식은 명확한 환경 가이드라인 없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공원 이용 허가를 제한하거나 조건을 강화했다. 그러나 통합된 기준은 부족하다. 관리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형식적 친환경’을 넘어선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행사 규모 제한, 사전 환경 영향 평가, 폐기물 회수 의무화 등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하객 이동을 줄이기 위한 교통 대책도 요구된다.

일부에서는 숲결혼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기존 과도한 소비 중심 결혼 문화에 균열을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친환경이라는 명분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려면 기준과 실천이 병행돼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숲결혼식은 새로운 문화 실험이다. 그러나 관리 없는 확산은 또 다른 환경 부담을 낳을 수 있다. 자연을 빌리는 방식이 아닌, 자연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