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기회
고물가 시대, ‘만원의 행복’ 찾아서…거지맵 열풍 다시 불붙다

고물가 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외식 한 번 하기도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식 물가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상승하며 서민들의 체감 부담을 크게 키웠다. 이런 가운데 1만 원 이하 식당만을 모아 소개하는 플랫폼 ‘거지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거지맵’은 이름처럼 다소 자조적인 콘셉트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이용자들에게 유용한 정보 플랫폼이다. 사용자들이 직접 가격과 메뉴, 후기 등을 공유하며 ‘가성비 맛집’을 지도 기반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생존형 외식 가이드’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최근 경제 상황은 이러한 플랫폼의 성장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식비는 계속 오르자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식당’을 찾게 됐다. SNS에서는 “이제 만 원 넘으면 비싸다고 느껴진다”, “거지맵 없으면 점심 해결 못 한다”는 반응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외식업계에서도 이 같은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일부 식당들은 ‘거지맵 인증 맛집’이라는 타이틀을 마케팅에 활용하며 손님 유입을 늘리고 있다.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메뉴 구성이나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소비 트렌드의 변화라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맛’이나 ‘분위기’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핵심 기준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저가 경쟁이 자영업자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식재료비와 인건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지맵’은 당분간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갑을 지키는 도구이자, 숨은 맛집을 발견하는 재미까지 제공하기 때문이다. 고물가 시대, ‘만원의 행복’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오늘도 지도 위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