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기회
휴대전화 안면인증 도입, 통신업계에 새로운 숙제를 던지다

정부가 7월 6일부터 휴대전화 신규개통과 번호이동시 안면인증과 같은 강화된 본인확인 절차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신분증만 제시하던 기존 방식에서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대조하는 생체인증 체계로의 전환이다. 정부는 지난해 대포폰 적발 2만 건, 보이스피싱 피해액 1조 3000억 원이라는 현실 앞에 범죄 예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정책은 통신업계, 소비자, 그리고 국가 경제 전반에 복합적인 경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안면인증 도입의 경제적 의미를 먼저 살펴보면, 단기적으로는 통신업계의 운영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들은 안면인식 시스템 구축, 직원 교육, 시스템 유지보수 등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한다. 특히 모든 대면·비대면 채널에 동시 적용되는 만큼 시스템 복잡도도 높다. 이러한 비용 증가가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정부가 마련한 대체 인증 수단들도 경제적 함의를 갖는다. 모바일 신분증 앱 인증, 주민등록초본 확인 등 다중 인증 체계의 도입은 행정안전부, 이동통신사, 알뜰폰 업체 간 협력 비용을 증가시킨다. 10월까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야 하는 등 규제 정비 비용도 소요된다. 정부 관련 부처의 추가 행정 비용도 누적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적 이득도 기대할 수 있다. 대포폰 범죄와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경제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 1조 3000억 원만 해도 국가 경제의 상당한 부담이다. 명의도용으로 인한 신용 손상, 피해자의 의료비 등 간접적 경제 손실까지 고려하면 이 액수는 훨씬 커진다. 따라서 안면인증으로 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면 훨씬 큰 규모의 경제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경제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인증 절차 강화로 개통 시간이 늘어나고, 고령층이나 디지털 취약계층의 거래 비용(시간, 심리적 비용)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 또한 인식 오류로 인한 재인증 과정도 빈번할 수 있다. 이는 고객 만족도 하락과 고객 이탈로 이어져 통신사의 장기적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보 보안 측면의 경제적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의 사례처럼 수집된 얼굴 정보가 불법 거래되거나 유출될 경우 경제 전체에 대한 신뢰도 추락이 발생할 수 있다. 정부가 암호화 및 즉시 파기 등의 보안 조치를 강조했지만, 생체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할 경우 통신산업뿐만 아니라 전체 디지털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결국 이 정책의 성공 여부는 범죄 예방 효과와 소비자 이용 편의성의 균형을 얼마나 잘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 단순히 보안만 강화되고 소비자 경험이 악화되면 경제 전체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적절한 대체 인증 수단과 기술 개선을 통해 안면인증이 자연스럽게 정착된다면 범죄 감소에 따른 경제 효율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신업계와 정부의 치밀한 조율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