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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생태계를 살리는 탄소 제거 기술…"바다의 자정 능력 회복"

해수 산성화로 위기를 맞은 지구 최대 탄소 저장소 '바다'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KAIST 고동연 교수 연구팀과 MIT가 공동 개발한 전기화학 해양 탄소 제거(e-DOC) 기술이 해양 생태계를 되살릴 수 있는 환경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약 30%를 흡수해온 바다는 이제 심각한 산성화에 직면했다. 바닷물에 녹은 이산화탄소가 탄산을 형성하면서 pH가 낮아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조개류, 산호, 플랑크톤 등 탄산칼슘으로 껍데기를 만드는 해양생물들이 생존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는 먹이사슬 전체로 확산되는 위기 신호다.
이 기술은 화학물질 대신 전기만 사용해 바닷물의 화학적 균형을 회복시킨다는 점에서 환경친화적이다. 바닷물에 녹아 있는 용존무기탄소(DIC)를 전기 자극으로 안정적인 탄산칼슘 광물로 변환해 대기로 돌아가지 않도록 영구 격리한다. 동시에 산성화된 바다를 다시 알칼리성으로 되돌려 해양생물의 생존 환경을 개선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낸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과정에서 화학 폐기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존 산도 조절 방식은 탄산수소나트륨 같은 화학물질을 투입했지만, 이 기술은 부산물로 고순도 수소와 수산화마그네슘을 생산한다. 이들은 친환경 소재와 산업 원료로 활용돼 자원 순환 경제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제주 용암해수 실험에서 연구팀은 장치를 12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운전하며 용존무기탄소 80~90%를 제거했다. 전력 소비도 기존 기술 대비 최대 54% 감소시켜 에너지 효율성까지 확보했다.
연구팀은 이 장치를 소형·모듈형으로 확산해 양식장, 해양플랜트, 선박 등에 설치함으로써 광범위한 해양 산성화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간이 바다에 빼앗긴 것을 되돌려주는 기술로, 해양 생태계 회복과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환경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게 이 기술의 진정한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