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기회
환율 변동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1600원 위협에서 급락까지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급증했다. 한때 1560원에 육박하며 1600원선을 위협했던 환율이 단기간에 급락하면서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와 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지난달 말까지 원·달러 환율의 월간 평균 변동폭은 47.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61.2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하루 단위 변동폭도 8.2원으로 2009년 9.4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5.0원과 비교해도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환율 변동성 확대는 중동 정세 불안과 외국인 자금 흐름에 따른 급변동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2일 1555.8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후 이달 7일까지 25거래일 동안 139.7원이 급락했다. 이는 거래일 평균 5.6원씩 내려간 것으로, 지난해 환율 하락 속도의 두 배 이상이다.
최근 원화 강세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예탁증서(ADR) 상장 관련 자금 유입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미·일 공조에 의한 엔화 공동 매입, 그리고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 후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달러인덱스는 99.399까지 내려가며 달러 약세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급락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고환율에 대비해 선물환을 매입한 수입기업과 추가 상승을 예상해 달러 매도를 미룬 수출기업 모두 환 손실 위험에 직면했다. 특히 환 헤지 여력이 부족한 중소·중견 수출기업은 수익성 악화로 하반기 경영계획을 재조정해야 할 처지다.
외환 전문가들은 심리적 지지선인 1400원이 무너지면 환율이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13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다만 이 같은 급락이 SK하이닉스발 일시적 수급 쏠림에 기인한 만큼 국내 증시 부진이 심화되거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 환율이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제 여건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기업들의 환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