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기회
'두쫀쿠’ 다음은 봄동…SNS 식탁 유행이 채소값·유통전략까지 흔든다

SNS에서 폭발적으로 번진 ‘봄동 비빔밥’ 열풍이 디저트 유행을 주도했던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이후 소비 트렌드의 방향을 ‘고열량 간식’에서 ‘제철 채소’로 돌려세우고 있다. 문제는 유행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수요가 갑자기 몰리면서 봄동 가격이 단기간에 뛰고, 유통·식품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흐르면서 체감물가까지 자극하고 있다.
실제 시장에선 ‘봄동 품귀’ 표현이 나올 정도로 가격이 출렁였다. 대형마트에서 2000~3000원이던 큰 봄동 한 단이 6000~7000원대까지 올랐다는 보도가 나왔다. 유행 메뉴의 재료가 된 채소가 단기간에 ‘핫 아이템’이 되자, 수급이 타이트한 품목 특성상 가격이 먼저 반응한 셈이다.
이번 유행은 소비의 심리 구조도 바꿨다. 두쫀쿠가 ‘비싸고 달고 자극적인 경험재’였다면, 봄동은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알고리즘형 레시피’로 확산됐다. 조리 난도가 낮고 ‘제철’이라는 명분이 붙으면서 따라 하기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유통·식품업계는 즉각 반응했다. 봄동 관심이 젊은 층 중심으로 커지자 비빔밥·겉절이 등 ‘봄동 제품화’ 경쟁이 붙었다. 실제로 한 식품기업의 봄동겉절이가 출시 두 달 만에 22톤 판매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유행이 단순 검색어를 넘어 실구매로 연결되면서, 기업 입장에선 ‘계절 한정 수요’를 매출로 바꾸는 창구가 된 셈이다.
경제적 파급은 엇갈린다. 단기적으로는 산지와 소매가 특수를 누릴 수 있다. 제철 채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출하량이 늘고, 산지 가격이 개선되는 효과가 난다. 하지만 유행 수요는 예측이 어렵다. 특정 품목으로 ‘쏠림’이 발생하면 가격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고, 이는 생산자에게도 위험이 된다. 가격이 오른 뒤에야 재배 확대가 이뤄지면, 유행이 꺼질 때 과잉 공급으로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건강하게 먹자”는 유행이 되레 장바구니 부담으로 돌아오는 역설이 생긴다.
필요한 건 ‘유행을 막는 규제’가 아니라 ‘변동성을 줄이는 장치’다. 첫째, 산지·도매·소매 가격과 물량 데이터를 더 촘촘히 공개해 시장 참여자들이 과잉 기대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둘째, 유통사는 유행을 과도하게 부추기는 ‘품귀 마케팅’ 대신 계약재배·분산 조달로 수급 충격을 낮춰야 한다. 셋째, 지자체와 농정당국은 특정 품목 쏠림이 나타날 때 대체 품목 정보(동일 계열 제철 채소, 대체 레시피)를 적극 제공해 소비 쏠림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두쫀쿠에서 봄동으로의 이동은 ‘취향의 변화’이자 ‘경제의 신호’다. 소비가 SNS 알고리즘을 타고 실물 가격을 흔드는 시대에, 남는 과제는 명확하다. 유행을 탓하기보다 데이터와 공급망으로 변동성을 관리하는 쪽이 시장에도, 가계에도 더 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