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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확전 공포에 원·달러 환율 급등…1500원 ‘터치’하며 시장 경계심

박윤석 · 2026.03.05

중동 전쟁 확전 공포에 원·달러 환율 급등…1500원 ‘터치’하며 시장 경계심

중동 전쟁이 이란을 축으로 확전 조짐을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유가를 끌어올렸고,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달러 매수로 번지며 원화 약세를 키웠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월 3일 1,479.0원에 출발해 장중 1,480원에 육박했다. 밤사이 야간거래에서는 한때 1,506원대까지 치솟으며 1,500원을 넘겼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웃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국면 이후 처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 급등의 직접 촉매는 중동발 공급 충격이다. 로이터는 이란 관련 충돌이 중동 공급망을 흔들며 유가가 급등했고, 호르무즈 해협이 여러 날 사실상 닫히는 상황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도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 급감과 전쟁위험 보험 축소, 운임 급등이 에너지·물류 가격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교역조건 악화로 이어져 원화에 추가 하방 압력을 주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유가 상승-원화 약세’가 한꺼번에 겹치면 국내 물가와 기업 비용이 동시에 뛸 수 있다고 본다. 원화 약세는 원유·가스·원자재 수입단가를 높이고, 항공·해운·화학 등 에너지 의존 업종의 비용 부담을 키운다. 해외차입 비중이 큰 기업은 이자·상환 부담도 늘어난다.

당국은 과도한 쏠림을 경계하고 있다. 이날 환율은 한국은행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전해진 뒤 1,471원대까지 내려오는 등 출렁였다. 하지만 분쟁이 장기화하면 변동성은 쉽게 잦아들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응의 핵심은 “환율을 특정 수준으로 고정”이 아니라 “시장 기능을 유지하면서 충격을 흡수”하는 데 있다. 첫째, 외환유동성 점검을 강화하고 급격한 쏠림에는 미세조정 수준의 시장안정 조치를 명확한 원칙 아래 집행해야 한다. 둘째, 에너지 수급 리스크가 환율을 흔드는 만큼 비축유 방출 체계, 수입선 다변화, 운송 차질 대비를 동시에 가동해야 한다. 셋째, 기업에는 환변동 보험·선물환 등 헤지 수단 접근성을 넓히되, 지원이 단기 ‘환차손 메우기’로 끝나지 않도록 비용 구조 개선과 연계해야 한다.

중동 전쟁발 환율 급등은 지정학 충격이 실물과 금융을 동시에 때리는 전형적인 경로를 다시 보여줬다. 당국은 단기 불안 진정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에너지·물류·외환을 묶은 위기 대응 패키지로 충격의 전이를 차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