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기회
서울 영끌족의 그늘…금리·집값 하락에 가계 리스크 확대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이른바 ‘영끌족’의 재무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표면화하고 있다.
영끌족은 ‘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을 매입한 계층을 뜻한다. 주로 20~40대 실수요자와 투자자가 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서울 아파트를 매수했다. 저금리 시기 급증한 이들은 최근 고금리와 집값 조정이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가장 큰 부담은 금리다. 기준금리 상승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리금 상환액이 급증했다.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높은 영끌족일수록 상환 부담은 치명적이다. 일부 가구는 생활비를 줄이거나 추가 대출로 버티는 상황에 놓였다.
자산 측면에서도 상황은 악화했다.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고점 대비 하락하거나 보합세에 머물고 있다. 매수 당시 기대했던 시세차익이 사라지면서 자산가치가 대출잔액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소비 위축과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융권 역시 긴장하고 있다. 연체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구조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다주택 투자 목적의 영끌 수요보다 1주택 실수요자의 상환 능력 약화가 더 큰 사회적 파장을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저금리 시기 과도한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쏠렸고, 정책 역시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 사이에서 일관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 결과 개인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확대됐고, 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구조가 형성됐다.
대안으로는 단계적 금리 안정과 함께 실수요자 중심의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유연한 적용과 채무 재조정 프로그램 확대가 거론된다.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 안정과 임대시장 개선을 통해 과도한 ‘내 집 마련 경쟁’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영끌족 문제는 단순한 개인의 투자 실패가 아니다. 가계부채 구조와 부동산 정책, 금융 환경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다. 시장의 조정 국면에서 그 취약성이 드러난 만큼, 정책 대응의 정교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