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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더 팔렸다”…명품, 한국서 사상 최대 실적 경신

박윤석 VP · 2026.04.15

“불황에도 더 팔렸다”…명품, 한국서 사상 최대 실적 경신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서도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전반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고가 소비는 오히려 증가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 명품 기업인 LVMH, Kering, Hermès 등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한국 시장의 높은 성장세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일부 브랜드는 아시아 내에서도 한국을 핵심 시장으로 지목하며 매출 비중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보복 소비’와 ‘자산 기반 소비’를 지목한다. 코로나19 이후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명품 구매로 이어졌고,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 여력이 유지되면서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지출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명품이 단순 소비재를 넘어 ‘투자 자산’ 또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되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인기 제품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상승하는 특성 때문에, 소비자들이 자산 관리의 일환으로 명품 구매에 나서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유통 구조 변화 역시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백화점 중심의 오프라인 판매뿐 아니라 온라인 채널과 글로벌 가격 정책이 정교해지면서 접근성이 높아졌고, 브랜드들은 한국 시장을 겨냥한 한정판 제품과 마케팅을 강화하며 수요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K-명품 소비’라는 새로운 시장 특성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한국 소비자들은 신제품에 대한 반응 속도가 빠르고,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글로벌 명품 기업들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고금리와 자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고가 소비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명품 시장이 경기 방어적인 성격을 보이며, 일반 소비재와는 다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결국 한국 명품 시장의 호황은 단순한 소비 증가가 아니라, 소득 양극화, 자산 효과, 소비 심리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불황 속에서도 프리미엄 시장만이 성장하는 ‘역설적 소비 구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