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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커머스, 속도 경쟁 넘어 '생활 밀착형' 플랫폼 전쟁으로 격변

정원연 · 2026.05.12

퀵커머스, 속도 경쟁 넘어 '생활 밀착형' 플랫폼 전쟁으로 격변

퀵커머스 시장이 단순 배송 속도 경쟁을 넘어 생활 밀착형 소비 플랫폼으로 급속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한때 '급할 때만 쓰는 부가 서비스'로 평가받던 퀵커머스가 이제 주류 유통 채널로 편입되면서 한국 유통 산업 구조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5조 원대로 급성장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식료품 부문만 해도 2025년 4조7000억 원에서 2030년 6조4000억 원으로 34.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연 배달 이용 횟수가 월 4.5회에 달하면서 배달이 생활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것이 배경입니다.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도 지난해 41조 원을 돌파하며 2030년 40조 원의 매출액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목할 점은 기존 유통사들이 오프라인 자산을 퀵커머스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마트는 전국 150개 점포 중 84곳을 SSG닷컴의 '바로퀵' 물류 거점으로 전환했고, 올해 90곳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홈플러스는 SSM(기업형 슈퍼마켓) 기반 퀵커머스를 대형마트로 확장하면서 점포를 판매 공간에서 도시 물류센터로 재정의했습니다. 편의점도 자체 플랫폼과 배달 앱을 통해 1~2시간 내 배송 경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더 중요한 변화는 소비 패턴 자체입니다. 배달의민족 B마트의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으며, 신선식품 매출은 50% 이상 급증했습니다. 이는 계획형 장보기에서 필요할 때마다 구매하는 즉시 소비로 이동하는 패턴입니다. 특히 신선식품 수요가 증가한 것은 퀵커머스가 단순 편의 서비스를 넘어 일상 장보기 방식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합니다.

퀵커머스 경쟁은 이제 '누가 더 빠르냐'에서 '누가 더 일상에 깊게 침투하느냐'로 축이 이동했습니다. 배송 속도는 기본값이 되었고, 상품 구성, 가격 경쟁력, 물류 효율성, 상권 장악력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신선식품에 강한 대형마트, 편의성의 편의점, 신선식품 전문 이커머스 등 각사가 자산과 역량에 따라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 붕괴입니다. 대형 물류센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주거지 근처 점포가 직접 물류 거점으로 기능하면서 O2O(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전략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유휴 자산을 활성화하는 한편, 새로운 서비스 수익원 창출로 이어집니다. 앞으로 퀵커머스는 단순 배송 서비스가 아닌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서 유통 생태계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