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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광풍의 그림자, 데이터센터의 온실가스 배출 '폭증'

인공지능 산업의 급속한 확산이 초래한 피할 수 없는 환경 대가가 드러나고 있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난 6년 사이 3배로 급증해, 전 세계적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와 캘리포니아대 공동 연구팀은 미국 내 데이터센터 2132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2023년 9월부터 2024년 8월까지 1년간 배출한 탄소량은 1억559만톤으로, 미국 전체 에너지 소비로 인한 탄소 배출량의 2.18%를 차지했다. 이는 2018년 대비 약 3배 증가한 수치로, 미국 항공산업의 연간 배출량인 1억3100만톤에 거의 필적하는 수준이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도 급증했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들은 연 192.64테라와트시의 전력을 사용했으며, 이는 2018년 대비 두 배 이상이고 미국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4.59%에 해당한다. 스페인(220테라와트시), 이탈리아(298테라와트시) 같은 나라 전체 전력 소비량에 필적하는 규모다. 더 심각한 것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구조다. 전체 사용 전력의 56%가 화석연료로, 그 중 16%가 석탄으로 생산되고 있다. 원자력은 21%, 재생에너지는 33%에 불과하다. 데이터센터의 평균 탄소집약도는 킬로와트시당 538그램으로, 국가 전체 평균 369그램보다 48% 높다. 24시간 연중무휴로 가동되는 데이터센터는 안정적 공급이 가능한 화석연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크다. 버지니아와 텍사스 같이 탄소집약도가 높은 지역에 많은 데이터센터가 집중돼 있는 반면,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캘리포니아의 데이터센터는 훨씬 낮은 탄소배출을 기록했다.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넘어 대기오염으로 인한 공중보건 피해도 심각하다. UC리버사이드와 칼텍 연구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5년간 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의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54억 달러(약 7조 7천억 원)에 달했다. 데이터센터 운영 중 발생하는 대기오염은 천식과 암 같은 질병을 초래해 의료비 증가를 낳는다. 대기오염의 피해는 온실가스 배출과 달리 탄소배출권 구매나 재생에너지 투자로 상쇄할 수 없다. 지역에 고착된 환경 피해이기 때문이다.
전망도 부정적이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 비중은 2023년 4%에서 2028년 12% 안팎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AI 개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이 추세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4년간 미국에서는 환경 규제가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의 무제한적 데이터센터 확충이 우려된다. 연구진은 빅테크 기업들이 인구 밀집지역을 피해 데이터센터 부지를 선정하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대폭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강제 규제가 없는 상황이다. 결국 AI 기술의 발전과 환경 보호 사이의 딜레마에서 지구는 계속 상처를 입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