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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음주는 남성 감소, 여성 증가"…30대 여성 경고음 켜졌다

정원연 · 2026.07.30

"위험 음주는 남성 감소, 여성 증가"…30대 여성 경고음 켜졌다

질병관리청의 최근 분석에서 한국의 음주 문화에 대한 우려스러운 신호가 포착됐다. 지난 10년간 남성의 고위험 음주 비율이 전 연령대에서 감소한 반면, 여성은 30대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고위험 음주는 한 번에 남자 7잔 이상, 여자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것을 의미한다. 질병관리청 분석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2012년 25.1%에서 2021년 23.6%로 감소했다. 특히 20대 남성은 41.6% 급감했다. 반면 여성은 2012년 7.9%에서 2021년 8.9%로 오히려 증가했으며, 20대에서만 18.5% 감소했을 뿐 30대 이상 모든 연령에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더욱 주목할 점은 20·30대 여성의 음주 행태다. 여성 고위험 음주율이 연령대별로 2030대(1013%)에서 가장 높고, 월간 음주율도 20대 68.3%, 30대 72.9%에 달한다. 월간 폭음률(월 1회 이상 한 번에 많은 술을 마시는 비율)도 20대 45.4%, 30대 36.4%로 타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다. 2030 여성 10명 중 7명이 매월 술을 마시고, 3~4명은 폭음하며, 1명은 고위험 음주를 하는 셈이다.

이러한 추세 변화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첫째, 음주 문화의 변화다. 저도수 술이나 과실주 같은 새로운 주류 상품 개발로 접근성이 높아졌고, 음주에 대한 사회·문화적 수용성도 증대됐다. 둘째, 미디어 영향력이다. 유튜브의 '술방'(음주 방송)과 OTT 콘텐츠에서 음주 장면이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사에서 유튜브 인기 술방 영상 99개 중 99개에서 폭음·만취·폭력 같은 문제 장면이 적발됐다.

여성의 음주 증가는 건강 측면에서 더욱 심각하다. 여성은 남성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암, 간경화, 뇌 손상이 더 많이 발생한다. 특히 임신 중 음주는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유발해 태어나는 아이에게 학습장애와 뇌 발달 미숙을 야기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음주 문제는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한국의 월간 폭음률은 회원국 27개 중 5위에 달한다. 알코올 관련 직간접 사망자는 연 4928명으로 하루 평균 13.5명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개인의 음주 행태 개선을 넘어 국가 차원의 체계적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대국민 음주 가이드라인 개발, 주류 광고 규제 강화, 공공장소 음주 제한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성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예방 정책 강화가 긴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